빈수레 ‘실적’에 귀막은 ‘주가’

입력 2014-02-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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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ㆍ삼성카드 등 뒷심 없는 흑자’에 하락

기대보다 부진한 기업 실적 발표에 대한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이 흑자전환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흑자전환’이 주가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실적과 주가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지만 이에 앞서 ‘실적의 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2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상장사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실적 비교가 가능한 235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15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된 기업보다는 나빠진 기업이 더 많은 상황에서 이들 기업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서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들 기업의 실제 주가 흐름은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실적 발표 이후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한 기업이 있는 반면,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기업도 있었다.

흑자전환을 발표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한 기업은 바이로메드였다. 지난달 15일 실적을 발표한 바이로메드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무려 24.10%나 상승했다. 조이맥스가 12.17%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두산엔진(8.94%), 두산(5.10%), 대한항공(4.86%), 세우테크(4.43%), 대우인터내셔널(3.91%) 등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반면 하나금융지주, 한국전력, 대우신소재, 빅텍 등은 1% 내외의 낮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는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실적 발표(2월4일) 이후 주가가 5.41% 하락했다. 삼성카드(-3.26%)와 한독(-2.35%)도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떨어졌다.

‘흑자 전환’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적의 양적 증가에 주목하기 보다는‘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의 경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 부진한 전망을 내놨다. 4분기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주력사업 중 하나인 굴삭기 사업부문 실적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재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만의 프리미엄 요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럽다”며 “주가 흐름의 방향성은 좋으나 이익 증가만큼의 완만한 상승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 양호한 실적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삼성카드의 경우 향후 강화될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삼성카드의 주요 수익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 탓에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규제가 전반적인 카드시장의 성장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위험성이 크다”며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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