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면서 지지부진하던 LIG손보 매각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말 LIG손보가 연기했던 후순위채 발행이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투자금융(IB)업계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그간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LIG그룹 오너 관련 2심 판결이 확정돼 그간 연기됐던 LIG손보 매각작업이 조만간 개시될 예정이다.
LIG손보와 매각자문사 골드만삭스는 현재 내부실사를 진행 중이며 곧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달말 예비심사를 거쳐 다음달 중으로 본입찰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역시 본격적으로 발행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LIG손보는 지난해 말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키로 했지만 시장의 발행 금리 요구 수준이 올라가면서 연기한바 있다.
이후 LIG손보는 상반기 중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대주주 지분매각이라는 이슈가 있어 상황을 보며 계획하기로 했다.
IB업계에서는 LIG손보의 후순위채 발행이 상반기 중으로 실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IG손보는 손보업계 4위의 대형사지만 지급여력비율(RBC)은 176.8%로 금융감독원이 요구하는 권고기준 150%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만일 기존 손보사가 LIG손보를 인수할 경우 일차적으로 인수자금 지출로 인해 자금여력이 낮아지고, RBC비율도 하락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LIG손보가 매각 전 후순위채를 발행해 RBC비율을 끌어올리면 기존 손보사가 인수하더라도 RBC가 과도하게 하락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이슈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매각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으면서 후순위채 발행도 같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IG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연기할 당시에는 1분기 중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려 했다”며 “하지만 대주주 지분매각이 상반기 중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이후에 후순위채 발행을 다시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