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김연아, 무결점 점프 여왕의 귀환

입력 2014-02-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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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프로그램 74.92점 1위… 21일 새벽 3시46분 프리스케이팅

▲쇼트 프로그램 1, 2, 3위를 기록한 한국 김연아와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왼쪽), 이탈리아 캐롤리나 코스트너가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프레스 콘퍼런스룸에서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번째 점프가 ‘피겨여왕’ 김연아(24)의 운명을 갈랐다.

김연아는 2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9.03과 예술점수(PCS) 35.89를 기록, 총점 74.92로 1위에 올랐다.

흠 잡을 데 없는 연기였다. 김연아는 2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74.64점)와 3위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74.12점)를 근소한 차로 앞서며 21일 새벽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김연아는 이날 올림픽 2연패를 의식한 듯 다소 경직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피겨여왕’답게 침착하게 연기에 집중했고, 당당하게 1위에 자리했다.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긴장해서인지 연습 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점프에 대한 자신감도 줄었는데 연습 때처럼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다행히 첫 번째 점프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더블 악셀의 완벽한 성공은 고무적이었다. 지난해 12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골드스핀 오브 자그레브 쇼트프로그램에서 더블 악셀 중 손을 짚으며 수행점수 0.8점 감점이 있었고, 지난 1월에 열린 국내종합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한 바퀴만 돌고 착지하는 등 이번 대회 전까지 더블 악셀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연기에서는 그동안의 불안감을 완전히 씻어버렸다. 기본점수 3.63에 수행점수 1.07을 추가로 얻어 자신감까지 챙겼다.

물론 만족스러운 고득점은 아니었다. 심판진은 김연아보다 늦게 연기하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를 의식한 듯 완벽한 연기에도 후한 점수는 주지 않았다.

바로 그것이 21일 새벽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가 넘어야 할 산이다. 즉 프리스케이팅에서 좀 더 완벽한 연기를 펼쳐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를 따돌려야 한다는 결론이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쇼트프로그램에서 보여준 7개 과제 중 플라잉 카멜 스핀을 제외한 6개 과제가 포함된 12개의 과제를 연기한다. 3개의 점프는 모두 중복이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수행해야 할 과제가 절반 이상 중복되는 쇼트프로그램의 완벽한 성공은 김연아에게 확실한 자신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쇼트프로그램 시즌 최고점을 받은 점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게 한다. 중족골 부상으로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던 김연아는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더블 악셀 실수로 73.37점에 그친 아쉬움도 달랬다.

단체전 불참으로 메인링크를 뒤늦게 경험한 김연아는 빙질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경기장 빙질에 완벽하게 적응, 프리스케이팅에서 더욱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큰 무대 경험이 적은 두 선수가 쇼트프로그램 고득점에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 열망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부담 없는 연기를 펼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자신의 마지막 무대에서 여왕다운 무대를 펼칠 수 있을지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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