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아사다 마오(24·일본)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는 무너지고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와 캐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가 김연아(24)를 위협했다.
특히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김연아(74.92)에 불과 0.28점 뒤진 74.64로 2위로 올랐다. 5조 다섯 번째로 연기한 소트니코바는 ‘하바네라’에 맞춰 점프 과제인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예술점수(PCS)는 김연아에 0.34점 뒤졌지만, 기술점수(TES)는 오히려 김연아보다 0.06점 앞서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소트니코바는 이날 경기 전까지 그리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다. 지난해 3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는 9위에 그쳤고, 2013~2014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5위에 만족,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에 비해 한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동료이자 라이벌인 리프니츠카야에게 밀려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는 70.73점이었다.
무엇보다 홈그라운드다. 게다가 그는 자국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리프니츠카야에게 밀렸지만 곧이어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리프니츠카야에게 설욕하며 정상에 올랐다. 특히 소트니코바가 정상에 오른 무대가 바로 올림픽 메인무대인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다.
캐롤리나 코스트너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 역시 이 대회 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코스트너는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에 맞춰 무난한 연기를 펼쳤다. 이에 코스트너는 기술점수 37.49점과 예술점수 36.63점으로 총 74.12점을 얻어 3위를 차지했다.
하늘빛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코스트너는 트리플 플립-토루프 점프 콤비네이션 점프 외 두 가지 점프 요소를 모두 성공시켰고, 스텝 시퀀스 스핀 연기까지 완벽하게 마쳤다. 특히 코스트너는 점프에서 수행점수와 가산점을 많이 받아 고득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지난 9일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했던 코스트너는 당시 기술점수 35.92점과 예술점수 34.92점으로 총 70.84점을 획득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반면 김연아의 강력한 라이벌이던 아사다 마오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치명적인 점프 실수로 금메달 경쟁에서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