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유통업계가 ‘결혼 대목’을 기대하고 있다. 60년 만에 돌아온 ‘청말띠 해’인 데다, 가을 윤달(양력 10월 24~11월 21일)에 결혼을 피하려는 예비 부부들의 예식이 봄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구업계는 연초부터 ‘함박 웃음’이다. 국내 백화점 최대 규모의 가구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파크백화점은 올해 가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량 급증했다.
아이파크백화점은 보통 2월 중순에 진행하던 ‘웨딩&리빙가구페어’를 일주일 앞당긴 지난 7일부터 시작했다. 구매금액 10% 상품권 증정, 최대 50% 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에 예비부부가 몰렸다. 아이파크백화점 한희권 리빙문화팀장은 “윤달을 앞둔 시기에는 성혼 커플이 몰려 가구 매출이 20~30%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침대 전쟁이 치열하다. 한샘은 ‘젊은 생각으로 만드는 똑똑한 침대’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매트리스 ‘컴포트아이’를 밀고 있다. 다음달 31일까지 신혼가구 인기제품인 ‘폴린’을 매트리스와 함께 구입하면 56만원까지 할인하는 이벤트도 시작했다.
시몬스와 템퍼는 각각 ‘아이 러브 포켓스프링’, ‘웨딩 페스티벌’을 통해 구매 사은품을 증정한다. 시몬스 관계자는 “침대는 예비 신부들이 가장 신경써서 고르는 혼수 중 하나”라며 “함께 사용하는 제품으로서의 상징성도 있어 가장 대표적인 혼수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도 웨딩페어 열풍에 동참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17일부터 ‘현대 혼수가구·침구 페어’를 진행 중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바세티ㆍ까미야ㆍ프라테지ㆍ뽁고 등 최근 인기를 누리는 침구 브랜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GEㆍ밀레ㆍAEG 등 수입 브랜드의 냉장고ㆍ인덕션ㆍ주방가전 등을 다양하게 전시한 것도 특징이다.
현대백화점 이대춘 마케팅팀장은 “실속형 웨딩 수요가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예비부부들이 몰리면서 현대백화점은 2월 들어 전년대비 가구 매출이 28.9%, 주방용품 매출이 19%, 준보석 등 장신구 매출이 21.6% 각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웨딩페어는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열린다. 롯데백화점은 준보석, 가전ㆍ가구, 주방ㆍ식기, 남성 예복,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대상으로 행사를 마련해 5월 결혼 시즌 이전의 혼수 수요를 끌어당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