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된 건강보험 재정금이 8조원을 넘어, 재원 활용처를 놓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재정 부족 현상이 예견돼 준비금 형태로 남겨둬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경래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20일 서울 마포구 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건강보험 재정흑자,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주제의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발표에서 현 연구원은 최근 3년(2010~2013년) 건강보험 재정이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보험료 수입이 이 기간 9.6% 늘어난 데 비해 지출된 보험급여비는 8.7%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입 측면에서는 연평균 본인부담 보험료 증가율이 지역 가입자보다 높은 직장 가입자의 비중이 계속 늘어 보험료가 원활히 걷히는 반면 지출 측면에서 약가인하·영상수가 재인하·의료 이용량(입내원일·수진자 수) 증가율 둔화 등으로 씀씀이가 크게 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단측은 당장 이 남은 재원을 현 시점에서 특정한 용도로 다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현 연구원은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65세이상 노인에 대한 건강보험 지출이 2013년 13조5000억원에서 2017년과 2026년에는 각 24조4천억원, 62조5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만성질환자도 꾸준히 증가해 진료비가 전체 건강보험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38.3%에서 2020년께는 42.1%로 뛸 것으로 전망했다.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과 비급여(상급병실료·선택진료비 등)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확대에 무려 13조544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같은 재정 지출을 예상하면서 현 연구원은 "2015년께 이후 계속 건강보험 수입이 지출을 웃돌고, 오히려 건강보험료 인상 요인이 계속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 남는 돈은 불과 몇 년 뒤 다가올 '재정 위기'에 대비해 법정준비금으로 적립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