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현대차 김승년 부사장 체포한 이유?

입력 2006-04-1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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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내의 돈줄 좌지우지 구매총괄본부 수장...비자금 조성 경위 알수 있어

김승년 현대차 부사장 및 구매총괄본부장이 13일 저녁 검찰에 전격 체포됐다. 검찰이 김 부사장을 밤늦은 시간에 그야말로 급습하다시피 체포한데는 그룹 내에서 그의 위상때문이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중순까지도 15년 가까이 정몽구 회장의 지근지척에서 모신(?) 비서실장이었다. 게다가 그룹내 돈줄이라 할 수 있는 구매총괄 본부장을 지난해 말부터 지내온 '실세중에 실세'로 알려져 있다.

그룹 총수 비서실장이 어떤 자리인가. 각 그룹 회장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챙기는 곳이 비서실이고 이곳의 우두머리가 비서팀장(실장)이다. 대외적으로 얼굴이 잘 알려지지도 않고 직급도 높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실세’로 통한다. 특히 임직원들에게 강한 카리스마를 유지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 바로 김승년 부사장이다.

지난해 말부터 김 부사장이 옮긴 구매총괄본부는 사실상 현대차그룹내에서 최고의 요직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룹내에서 그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구매총괄본부의 2004년 자재 구입비 27조원, 지난해는 30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정부 조달청의 지난해 사업계획 25조원을 훨씬 넘는다. 구매총괄본부는 정몽구 회장 직속 조직으로 평가받는다.

구매총괄본부에서 다루는 돈이 천문학적이고, 수천개 납품업체를 상대하다 보니 각종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회장의 의중을 잘 아는 실세들이 대부분 구매총괄본부를 거쳐갔다. 15년간 정몽구 회장을 수행했던 김승년 비서실장(전무)을 그룹 구매총괄본부 부본부장으로 발령 낸 까닭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정석이다.

따라서 현대차의 비자금이 조성되는 과정에서 김 부사장이 모를리 없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따라서 검찰은 그룹 내의 핵심 요직에 있는 김 부사장을 체포함으로서 비자금에 대한 구체적인 실체에 한 발자국 성큼 다가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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