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입은 창작뮤지컬 대중의 눈길 붙잡다!

입력 2014-02-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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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소서노 등 사극에 판타지 더하고, 영웅·세종과 영실 등 실존인물의 삶 담기도… 현대감각에 맞게 역사적 소재 각색 성공 열쇠

창작뮤지컬이 비상을 꿈꾸는 가운데 우리 고유의 전통적 소재를 활용한 작품이 올해도 관객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역사적 사실을 원용한 것은 물론 사극 또는 시대극 장르로서 판타지를 가미한 작품들이 그것이다. ‘영웅’과 ‘세종과 영실’처럼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캐릭터가 등장해 관객의 울림을 더하고, 감동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소서노’ ‘해를 품은 달’과 같이 인물의 신비로운 능력이 무대 위 퍼포먼스를 다채롭게 구현한다.

▲1월 20일 서울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해를 품은 달’ 프레스콜. (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뮤지컬 배우 김다현, 전동석 그리고 아이돌 스타 소녀시대 서현, 슈퍼주니어 규현 등이 연기하는 ‘해를 품은 달’(1월 18일~2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은 연우와 훤 그리고 서자이기에 훤의 그림자에 가려진 채 연우를 사랑하는 양명대군까지 세 사람을 둘러싼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들의 얽힌 인연은 한국 전통의 조각보를 연상시키는 무대 막을 통해 전면에 부각됐다. 또 현대·전통무용을 조합한 앙상블의 역동적 군무는 웅장함과 동시에 한국적 미를 자아낸다. 넘버 역시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작곡상을 수상한 작곡가 원미솔이 팝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한 스페인 색채로 강렬함을 꾀했다. 연우의 정신을 잃게 하는 신녀 장씨의 주술뿐 아니라 극 전반이 엄중한 가운데 환상적 분위기를 뿜어낸다.

서울예술단이 야심차게 내놓는 ‘소서노’(3월 24~29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도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를 창건한 소서노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주몽, 유리, 비류 등 실제 인물을 각색했다. ‘소서노’는 설화적 판타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느와르적 표현기법으로 줄거리를 꾸밀 예정이며, 타이틀롤의 상징적 문양을 무대에 프로젝션함으로써 깊이 있는 분위기 연출을 유도한다. 또 작품 속 인물의 의상이나 각종 무기는 고구려 시대의 주름치마와 도트 무늬를 그대로 살리되, UFO 같은 형태로 헤어스타일을 간소화해 모던함과 판타지를 공존시킬 전망이다.

이처럼 사극을 기반으로 환상적 분위기를 뿜어내는 뮤지컬 외에도 실제 인물과 그들의 삶이 던지는 메시지를 담아낸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일제강압기 독립운동가로 의기롭게 나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그린 ‘영웅’(1월 7일~2월 16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은 그간 6번째 국내외 관객과 만난 가운데 올해 역시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작품이 가진 묵직한 의미 때문에 지난달 위안부 할머니들이 ‘영웅’을 관람했고, 안철수 국회의원이 신당 창당을 앞두고 관람, ‘영웅’을 제작한 윤호진 대표와 환담을 가져 관심을 모았다. 오는 6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는 조선시대 세종조 과학자 장영실의 이야기를 다룬 ‘세종과 영실’이 공연될 계획이다.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원종원 교수는 “그간 국내 뮤지컬의 흥미로운 소재를 찾으려는 노력이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문화 콘텐츠의 보고는 역시 역사일 것”이라며 “음악, 춤이 결합된 종합예술인 뮤지컬에서는 역사를 재현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현대적 감각과 세계관으로 요즘 관객의 취향과 역사 소재에 맞게 버무려 내느냐가 작품 완성도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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