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한 MBC 사장 선임… 바람 잘 날 없는 MBC [유혜은의 롤러코스터]

입력 2014-02-2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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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MBC 신임 사장이 안광한 MBC 플러스미디어 사장으로 결정됐다. 당초 유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진숙 워싱턴지사장은 고배를 마셨다. 반대여론이 높았던 이지사장의 낙마했다고 해도 여전히 MBC를 바라보는 불안감은 가시질 않는다. 이진숙 지사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그의 이력 때문이다.

안광한 사장은 김재철 체재 시절 본부장과 부사장을 지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MBC 사장으로 재임한 김재철 전 사장 시절 MBC는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정권과 결탁해 방송 공정성, 제작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노조의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2012년 전대미문의 MBC 노조 장기 파업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이러한 김재철 전 사장의 최측근인 안광한 사장이 MBC를 맡게 됐으니 많은 이들이 ‘김재철 체재 2막’을 걱정하는 것도 기우가 아니다. 그는 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파업 노조원들의 징계와 해고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MBC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PD수첩’의 4대강 관련 프로그램을 결방시키고 ‘후플러스’ 등을 폐지하기도 했다.

이미 안팎의 반발은 거세다. MBC 노조는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우려가 그대로 현실이 됐다”는 말로 안광한 사장 내정을 개탄하며 “언론 역사에 남을 또 하나의 참담한 기록”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예고한 대로 공정성 회복, 단체협약 복원, 해고자 복직의 화두로 주저함 없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여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파업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던 MBC가 다시 휘청이게 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민주당 공영방송대책특별위원회 역시 즉각 반발 성명서를 내고 “김재철 2기의 등장은 공영방송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의 공식적인 폐기선언”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종 후보가 안광한‧이진숙‧최명길 등 3명으로 압축됐을 때부터 여당의 반발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뉴시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시작한 MBC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방송의 공정성이 더욱 훼손될까 두려운 것이 첫 번째요, 다시 2012년 장기 파업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염려하는 것이 두 번째다. 김재철 체재 아래 수많은 환난을 겪으며 MBC의 신뢰도는 끝없이 추락했다. ‘믿고 보는 MBC’가 ‘안 믿고 안 보는 MBC’로 전락하는 데에는 별로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믿음이란 쌓기는 어렵지만 무너지기는 쉬운 법이다. 안광한 사장은 믿음 대신 노조와 시청자들의 불신을 등에 업고 시작하게 됐다. 첫 단추를 꿸 때부터 심상치 않은 ‘안광한 체재’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바라보는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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