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등 새로 임명된 추기경 19명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가 2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렸다.
새 추기경들은 이날 미사에 진홍색 수단과 장백의(長白衣) 위에 녹색 제의(祭衣)를 걸쳐 입고 주교관(主敎冠)을 쓴 상태로 교황과 함께 입장했다.
새 추기경들은 주교관 안에 전날 서임 예식에서 받은 진홍색 주케토(성직자들이 쓰는 원형의 작은 모자)를 썼고 추기경 반지를 오른손에 착용했다. 추기경 반지는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교황)와 갖는 특별한 친교를 의미하며 교황과의 일치, 교황청과의 유대를 상징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교회 조직을 움직이고 설교할 수 있는 지도자 위치에 서게 된 사람들은 자신을 특별한 권력의 소유자로 여겨서는 안 된다”면서 추기경들에게 음모와 가십, 파벌 등을 금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은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사람들이 기쁜 마음을 갖고 믿음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적대적이고 나쁘게 말하는 사람도 사랑하고 이들을 축복하며 환한 미소로 다가가자”면서 “그 대신 위선을 벗고 어려움을 잊어버리며 성령께서 우리를 이끌어 주시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그는 “그것을 통해서만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면서 “여러분이 특별히 내 곁에서 기도와 조언, 협력을 해 주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염 추기경은 24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오후에는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염 추기경은 22일 열린 추기경 서임식을 마친 후 “프란치스코 교황과 포옹할 때 ‘한국을 매우 사랑한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면서 “한국인들도 교황을 사랑하며 그런 마음으로 추기경으로서 교황을 도와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염 추기경은 고 김수환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에 이은 우리나라 세 번째 추기경이다. 80세 미만인 염 추기경을 비롯한 16명은 교황 선출권도 얻었다. 이에 따라 교황을 선출할 수 있는 추기경은 총 120여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