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의혹의 소용돌이 빠진 현대차 계열사들

입력 2006-04-17 13:27 수정 2006-04-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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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개사 확장 계열사 수 총 40개 달해

현대차 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글로비스에 대한 비자금 수사를 필두로 현대차그룹 계열인 위아와 메티아(옛 아주금속공업)뿐 아니라 옛 기아차 계열사였던 본텍과 카스코도 편법을 동원해 수백억원대의 부채를 탕감 받은 혐의가 일부 드러나면서 검찰의 수사가 불가피 해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 그룹의 전 계열사에 대한 의혹의 눈길이 불거지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지난해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대기업 집단이다. 계열사가 28개에 불과하던 현대차는 지난해말까지 무려 12개를 추가로 편입시키며 계열사 수를 총 40개로 늘렸다.

현대차는 해비치레저, 이노션, 코렌텍, 카스코, 현대오토넷, 카네스 등을 새로운 계열사로 편입해 관광, 광고, 의료벤처 등의 분야로 사업영역을 적극 확장했다. 종로학평과 입시연구사 등 교육 관련 기업도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들 모두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모 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 짧은 기간에도 불구 승승장구했지만 이러저런 잡음도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 글로비스...정의선 사장의 경영승계 '실탄'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최근 김재록 로비의혹 사건으로 사장이 구속된 글로비스가 가장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비스의 주 사업은 현대기아차를 구매고객에게 운반해주는 운송업이다.

글로비스는 또한 분당과 대구차에 중고차 매장을 운영하면서 현대차 대리점에게 이들 매장을 통해 중고차를 출품하라는 압력을 가해 논란일 일으키기도 했다.

2001년 2월 설립된 글로비스는 정의선의 경영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업으로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100%출자한 기업이다.

현대·기아차와 수의계약을 맺고 물류업무와 수출업무를 거의 독점하고 있어 매출 1조원에 순수익 700억원을 올리고 있다. 그룹의 파격적인 지원 속에 연평균 66%에 달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업계 1위 대한통운을 이미 앞섰다.

글로비스는 그동안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으로 평가를 받았다. 정의선 사장(39.85%)과 정몽구 회장(35.15%) 등 정씨 부자의 지분이 75%에 이르며, 재계에서는 정 사장이 글로비스의 일부 지분을 팔아 기아차 주식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현대차그룹 경영권이 승계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기업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 지분 11.24%보유)-현대차(기아차 지분38.67%보유)-기아차(모비스 지분18.19%보유)-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정의선이 그룹의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경영권을 확보해야 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 기아차 지분을 사서 늘리는 방법이다.

◆ 위아, 정 회장 사위 회사에 대규모 투자 강행

위아는 각종 공작기계 및 금속가공계제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무기 및 실탄 제조도 해 군 납품까지 한다. 그러나 차량부품인 액슬의 매출이 전체 32%를 차지해 모기업인 현대기아차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1976년에 설립된 위아는 1996년 기아중공업으로 사명 변경, 1999년 현대차가 기아차의 인수를 계기로 2000년 사명을 위아로 바꿨다.

지난해 1월에는 현대자동차 공작기계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명실공히 현대차와 기아차를 아우르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39.46%, 39.33%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액인 1조6878억원이다.

위아는 지난해 코렌텍의 전환사채 65억원어치를 인수하는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세각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현대차 계열사로 편입된 코렌텍은 정몽구 회장의 맏딸인 정성이씨의 남편인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이 대주주이자 이사로 있는 곳이다. 선대표와 정성이씨는 코렌텍 지분 40% 이상을 보유중이다.

메티아(옛 아주금속공업)는 지난 1973년 남영금속공업으로 설립됐으나 10년 후 아주금속공업으로 사명를 바꾸었다가, 올해 다시 메티아로 변경했다. 주 매출이 자동차 주물 용 제품이 85%를 차지할 정도인 사실상 자동차 부품제조회사다. 주 거래처 역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다.

지난해 매출액 2조962억원에 당기순이익 4억원을 기록했으며 그룹 계열사인 위아와 다이모스가 각각 50.9%와 48.2%를 소유하고 있다.

주로 자동차 구동 및 제동, 조향장치를 현대차그룹에 납품하는 카스코(옛 기아정기)는 기아차 계열사이던 지난 1997년 화의인가를 받았다.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현대차그룹에 편입됐지만 1999년 10월 한국프랜지공업이 기아차로부터 회사지분 41.25%를 인수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2004년 8월 화의절차를 종료한 카스코는 2004년말 기준 매출 2522억원에 순이익 197억원을 거둔 알짜회사로 탈바꿈했고, 2005년 6월 현대모비스가 한국프랜지공업으로부터 257억원에 지분 38.3%를 매입하면서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되돌아왔다.

1983년 설립된 본텍(옛 기아전자)은 전장회사로 기아차 계열사였다. 이후 001년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30%의 지분을 갖고 정 사장의 개인회사인 한국로지텍(현 글로비스)이 30%, 기아차가 39%를 갖는 구조로 바뀌었다.

본텍은 지난 2월 현대오토넷에 합병됐는데, 이때 본텍의 가치를 부풀려 본텍 지분을 갖고 있던 글로비스의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

이처럼 현대차의 비상장사들은 대부분 그룹의 그늘아래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게다가 서로 상호지분을 인수하여 연결고리를 강화해놓은 상태다.

이밖에 정몽구 회장의 부인인 이정화씨가 대표이사이자 대주주로 있는 해비치리조트, 장녀인 성이씨가 고문이자 40%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실직상으로 오너로서 경영을 하고 있는 이노션도 현대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계열사들이다.

재계에선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특히 비상장사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분이 높은 것은 '경영권 승계 및 재산 분할을 위한' 훗날을 대비한 사전 포석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사진설명: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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