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난의 시인’, ‘무등산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원로시인 범대순(85사진)씨가 광주 동구 계림동 자택에 시문학관을 연다.
‘범대순 시문학관’은 시인이 1961년 광주 사범학교 교사로 부임하면서 둥지를 틀었던 2층집이다. 이사 오면서 심은 은행나무는 50년의 세월이 흘러 아름드리 나무로 자랐고, 시인은 어느새 백발이 됐다.
범씨는 2층에 있는 작은 방에서 책을 읽고 틈틈이 시를 썼다. 이 집에서 탄생한 책만 30여권. 82㎡ 규모의 2층은 서재인 시림(詩林)과 명상실, 음악실로 구성됐다. 시림에는 1만여권의 시집이 보관돼 있다.
1975년 미당 서정주 선생이 직접 서명해 보내준 육필 시집을 가보처럼 보관하다 이번에 공개하기로 했다.
범씨는 “내 시문학관은 서재의 확장 개념”이라며 “80여년 동안 살았던 흔적들이 버려지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시문학관은 나의 과거이면서 인생이면서 나 자신”이라며 “숨김없이 진솔하게 나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출신인 범씨는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1958년 조지훈 선생의 추천으로 문단에 나왔다. 주요 작품집으로 ‘흑인 고수 루이의 북’, ‘아름다운 가난’, ‘기승전결’, ‘무등산’ 등이 있다.
시문학관은 3월 1일 개관식 후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