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채광우 한화금융네트워크 TRI 세종지점

입력 2014-02-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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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1990년대부터 내려온 카피 문구다. 해맑게 웃는 아이의 미소, 그걸 바라보는 어머니의 시선, 그리고 영상과 함께 흘러나온 저 문구는 현재까지도 쭉 이어져 내려오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연꽃 한 송이를 들고 나온 석가와 그 모습만으로도 석가의 참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어보인 가섭의 일화 염화미소처럼,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면 오히려 보다 더 큰 교감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저 카피 문구는 내포하고 있다.

광고는 오랜 기간 유교사상을 지켜 온 한국인들의 정서에 아주 크게 와 닿았을 것으로 보인다.

무슨 일에든 크게 내색하지 않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것, 목소리 높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것이 우리네 사회에선 꽤 오랫동안 미덕으로 여겨져 왔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 새롭게 만들어진 같은 상품의 광고는 사뭇 다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CM송이 흘러나온 뒤, 광고의 주체는 이런 말을 한다. “이젠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자신을 PR하는 것이 강점이 된 현대사회에선 말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며 자신을 숨기는 것은 장점이 아니다. 이제는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상대에게 그만큼 더 다가가고자 한다는 의미로,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소리라는 형태로 빚어내는 일로 자리잡았다.

오가는 길에 마주친 지인에게 건넨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인사는 명령이 아닌 축복이다.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건넨 “잘 될 거야. 걱정하지 마”라는 말 역시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 표현이 아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기도인 것이다.

당신은 혹시 당신의 연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는 않는가? 부모님께 감사하다며 안아드린 것은 얼마나 오래전인가? 늘 곁을 지켜준 친구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진 않은가? 누군가는 지금도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고, 또 누군가는 당신을 위해 눈물 흘리고 있음에도 당신은 그걸 알 도리가 없다. 우리가 서로에게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내 여자친구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다. 부모님을 항상 생각하며 존경하고 있다. 티격태격 다퉈가며 우정을 키워온 친구 녀석들도 격하게 아끼고 있다. 이제 그것을 더이상 그들이 모르게 두진 않을 생각이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이들에게, 이제는 더욱 큰 소리로 말해주고 싶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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