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서 움츠렸던 어깨를 폈던 현대아산에 또 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상봉 마지막 날 북한군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이 세 차례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는 2010년 이뤄졌던 이산가족 상봉행사 이후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의 악몽을 또 다시 떠올리게 할 뿐 아니라 추가 도발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5일 “북측과 이달 20∼25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상봉 행사 결정과 동시에 현대아산 측에 “어렵게 성사된 만큼 완벽히 준비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직접 당부하기도 했다.
또 이산가족 상봉이 결정된 5일은 마침 현대아산 창립(15주년)일이기도 해 김종학 사장은 “내년도 창립 기념식은 금강산에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으며 현대아산 직원들도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상봉 행사 합의 20일 만에 기대감은 불안감으로 바꼈다.
행사 마지막 밤인 24일 오후 10시 56분, 420톤급 북한군 경비정 한 척이 연평도 서쪽 약 23km 해상의 NLL을 넘어 왔다. 우리 해군은 즉각 고속정을 출동하는 등 대응에 나섰고 NLL을 약 3km 정도 넘어온 북한군 경비정에 경고방송을 하자 20~30분 만에 북한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까지 북한의 NLL 침범은 2차례나 더 발생했고 국방부는 이를 ‘의도적 월선에 의한 도발 가능성’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는 3년 4개월 전인 2010년 10월, 18회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 직후 상황과 유사하다. 당시 북한은 행사 3주 만에 연평도 포격 사건을 일으켰으며 급기야 해군 2명이 숨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대북관광 재개를 염원해 온 현대아산의 기대를 꺾었고 당시 2년 넘게 중단된 대북관광이 지금까지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에 앞서 현대아산은 “6년째 금강산관광이 중단돼 힘든 상황이지만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아무런 탈없이 끝나면 금강산관광 재개 논의도 다시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NLL 침범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