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이제는 데이터다…‘뱅커’에서 ‘벙커’로?

입력 2014-02-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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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산맥 곳곳에 있는 벙커, 데이터센터로 각광

냉전 시대 스위스 알프스산맥 곳곳에 세워졌던 벙커들이 데이터센터로 각광받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조세회피와 돈세탁 등을 막고자 스위스 은행에 비밀주의를 포기하라고 압박하면서 스위스는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다.

스위스가 눈을 돌린 것은 핵전쟁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지어진 벙커들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온라인 거래가 늘면서 많은 고객과 기업이 핵심 정보를 서버 등에 저장하고 있다. 이에 이런 데이터를 범죄나 다른 나라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서 보호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IT보안업체 와이즈키(WISeKey)의 카를로스 모레이라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센터는 스위스의 미래”라며 “이제 돈보다 미래의 통화가 될 데이터를 더 많이 저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즈키는 스위스 내 벙커 4곳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으며 2000개 기업, 200만명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리서치업체 오범(Ovum)의 릭 터너 애널리스트는 “스위스 입장에서 데이터의 안전피난처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업체도 와이즈키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SIAG시큐어인포스토어는 정부와 손잡고 두 개의 지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세이프호스트도 제네바 인근에 1만㎡의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으며 다음달 두 번째 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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