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야누코비치 대통령 기자회견 예정…러시아에 신변보호 요청

실각 후 러시아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진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27일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측근은 “28일 오후 5시에 기자회견을 열겠다”면서 “구체적 장소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자회견 장소가 러시아인 것을 감안해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보다 앞서 이날 러시아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러시아 언론을 통해 유포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우리나라 여러 도시의 거리에서 극단주의가 판을 치고 있고 나와 내 동료들을 향해 육체적 폭력을 가하겠다는 위협이 들리고 있다”며 “러시아 정부에 극단주의자들의 행동으로부터 개인적 안전을 확보해줄 것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우크라이나 최고 라다(의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합법적이지 않으며 지역당(옛 집권당)과 다른 정당 당원들이 없는 가운데 의회에서 취해진 결정들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즉각 헌법의 틀 안으로 돌려놓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야누코비치는 지난 21일 수도 키예프를 떠나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동부 지역으로 도피하고 23일 러시아 흑해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크림반도로 잠입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러시아 언론은 자국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떠나 러시아로 입국했으며 현재 모스크바 인근 정부 산하 휴양소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야당인 ‘바티키프쉬나(조국당)’ 대표인 아르세니 야체뉵은 이날 총리에 임명됐다. 그는 “야누코비치는 더는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이 아니며 그는 대량 학살 혐의로 수배 중인 인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