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농협금융회장이 최근 6개 계열사 대표를 사실상 그대로 유임하고 새 후보들의 임기를 모두 1년만 부여했다. 이에 따라 최근 발생한 사건 사고와 우리투자증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임 회장이 조만간 현 임시 수장 체제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25일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총 7개 계열사 중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6개 자회사의 새 대표이사 후보자와 임기를 합의했다. 이들은 다음달 말 열리는 자회사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된다.
임기 2년을 채운 나동민 농협생명보험 대표와 김학현 농협손해보험 대표는 1년 연임하기로 했다. 임명된 지 1년이 지난 김종화 농협캐피탈 대표, 김진규 농협선물 대표, 이태재 NH-CA자산운용 대표들도 임기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특히 농협증권 대표 자리의 경우 전상일 대표가 용퇴 의사를 밝혔고 우투증권의 인수를 앞두고 있어 새로 임명될 대표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안병호 현 농협증권 부사장으로 결정됐다. 6개 계열사 대표 중 유일하게 ‘뉴페이스’인 그도 임기가 1년이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의 현 조직은 임시 체제이며 이른 시일 내에 조직의 대표 수장들이 전격 물갈이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통상 새로이 자회사 대표를 임명하면 임기를 2년 정도 부여하는데 이번에는 6개 계열사 대표 모두 임기가 1년 정도에 불과해 사내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 회장은 취임 후 반년 만에 처음으로 단행한 작년 12월 임원인사에서 지주·계열사 상무급 이상 임원 15명 중 11명(73%)을 바꿔 임종룡호의 본격 출범을 알렸다.
임 회장이 이달 계열사 대표 인사도 새 얼굴들로 채울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카드사 대량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KT ENS 직원의 30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 등에 휘말리고, 우투증권 인수 등을 앞두고 있어 이번 인사에서는 조직안정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속도 조절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임 회장이 최근 발발한 사태를 수습한 후에는 어떻게 조직체계를 재정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