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에 실패하며 작년 9월 정기국회 이후 또다시 단 한 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하고 말았다.
미방위는 28일 오전 법안심사소위를 열었으나 방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정회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산회하면서 2월 국회 막바지 법안 처리는 무산됐다.
이에 방송법 개정안은 물론 휴대전화 시장 투명화를 위해 추진해온 단말기 유통개선법안,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감독·규제권한을 확대하는 원자력안전법안 등 미방위의 계류 법안 처리가 줄줄이 무산됐다.
아울러 과학기술기본법안, 정부출연연구기관 육성법안, 연구개발특구 육성법안, 우주개발 진흥법 등 과학 진흥 관련 법안들도 발이 묶였다. 당초 여야가 지난 26일 방송법과 함께 통과시키기로 사실상 합의했던 법들이다.
하지만 양측은 27일 방송법 개정안의 내용 중 방송사에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한 규정을 놓고 충돌하면서 난관에 빠졌다. 새누리당은 "지나친 규제로 민간방송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 각계 의견을 더 들어보고 법안을 정비해야 한다"며 추가 검토를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방송법에 공영방송과 민간방송이 구분되지 않는데다, 똑같이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민간 방송만 규정의 예외로 둘수 없다면서 당초 의견을 모았던대로 처리하자고 맞섰다.
결국 방송법을 제외하고 나머지 법안을 심의·의결하자는 새누리당의 제안을 민주당이 거절하면서 합의가 끝내 불발됐다.
한편 여야 의원들은 본회의 후 잇따라 기자회견을 하며 '네 탓' 공방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