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독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그룹, 한화그룹 총수의 둘째들이 본격적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이는 그룹 재정비 차원에서 이뤄진 제2의 도약을 위한 전략이다. 첫째에 이은 둘째들의 비상도 기대된다.
현대그룹 총수 둘째 딸인 정영이(30)씨는 지난해 3월부터 현대상선에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와튼스쿨을 졸업한 영이씨는 2012년 6월 현대유엔아이로 첫 출근한 지 1년도 채 안 돼 현대상선으로 옮겼으며 현재 재무 및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2013년 12월)에는 현대아산 주식을 매입해 10만 주가 넘는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년 만에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영이씨가 현대아산 주식을 꾸준히 늘려가고 회사 사정은 좋지 않지만 주계열사 역할을 하는 현대상선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제대로 된 경영수업을 받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언니인 정지이(37) 현대유엔아이 전무가 현대상선에 입사해 2년간 회계 업무를 전담한 후 현대유엔아이 임원으로 승진한 만큼, 동생인 영이씨도 유사한 과정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지이씨는 현대상선 사장실 실장도 겸하고 있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계열사 지분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어, 추후 현대그룹의 ‘딸들의 경쟁’을 통한 경영구도가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29)씨 역시 본격적 경영수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동원씨는 그룹 내에서 건자재, 부품소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L&C에 조만간 입사할 예정이다. 평소 정보기술(IT)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그는 그룹 경영기획실을 통해 디지털(온라인)마케팅 분야에서 제대로 된 경영수업을 받게 된다.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예일대학교를 졸업한 동원씨는 현재 업무 파악을 위해 정식 발령이 날 때까지 주요 임원·간부회의 등에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 역시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1)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에 이어 차남인 동원씨까지 경영수업에 합류하면서 그룹 오너 3세들의 경영 참여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