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형이 확정된 최태원 SK 회장 형제에 대한 계열사 등기이사 사퇴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K그룹은 4일부터 이사회를 열고 이달 말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한다. 주요 계열사별로 SK이노베이션 4일, SK 및 SK하이닉스 5일, SK C&C 6일 등이다. 특히 이들 계열사는 최 회장이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곳이다. 또 SK C&C를 제외한 3개사는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SK E&S와 SK네트웍스의 등기이사 임기가 이달 말 끝난다.
SK 측은 최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문제에 대해 이사회의 결정 사항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 형제의 실형이 확정된 만큼 등기이사 재선임 문제를 검토해야할 상황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등기이사 사퇴 여부는 이사회에서 검토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등기이사 여부를 떠나서 최 회장의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는 현재의 상황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최 회장 형제의 등기임원 사퇴 여부는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계열사 대표이사직 사퇴와 맞물려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김 회장은 유죄가 확정되자 법률상 계열사 사업허가 취소 및 업무제한 규정에 따라 한화, 한화케미칼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다만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는 사업 성격상 이러한 법률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곳들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4년의 실형이 확정된 상황에서 등기이사직 유지 여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장기 공백이 불가피한 최 회장의 등기이사직 유지시키는 것에 대해 주주들 설득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주주의 책임경영 차원에서 쉽게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도 무책임해 보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사회, 주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