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이 한 분기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평가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농협생명과 재너럴재보험이 가장 큰폭으로 하락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보험사의 RBC비율은 278.4%로 전분기(285.5%) 대비 7.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보험사의 RBC비율은 주가상승과 금리하락 등의 영향으로 1년만에 반등을 기록한 바 있다.
업권별로는 생보사가 286.2%로 전분기(291.8%) 대비 5.6%포인트 하락했고 손보사사는 261.1%로 전분기(271.2%) 대비 10.1%포인트 떨어졌다.
금감원은 RBC비율 하락 원인에 대해 “요구자본 증가보다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0.18%포인트 올라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해 가용자본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생보사의 경우 채권평가손실로 기타포괄손익 누계액이 1조1183억원 줄었고 계약자 지분조장 역시 3953억원 감소했다. 또한 주주에 대한 지급이 예정된 현금배당액이 3014억원 발생한 것이 RBC비율 하락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손보사는 기타포괄손익 누계액(-3736억원)의 가용자본 항목이 감소하고 지급이 예정된 현금배당액(3054억원)이 발생해 RBC비율이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업체별로는 생보사의 경우 에이스생명(88.2%), 흥국생명(41.4%), 교보생명(23.7%), 카디프생명(22.7%) 등이 올랐다. 반면 농협생명(-66.9%), 하나생명(-55.3%), 푸르덴셜생명(-49.3%) 등이 큰폭으로 하락했다.
손보사는 한화손보(35.7%) 롯데손보(18.3%) 등이 올랐고 재너럴재보험(-99.7%), RGA재보험(-66.2%), 삼성화재(-33.4%) 등이 내렸다.
RBC제도는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발생 시에도 보험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책임준비금 외에 추가로 자기자본을 보유도록 하는 제도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하고 있다.
보험사는 보험업법상 100% 이상의 RBC비율을 유지해야 하며, 금감원은 RBC비율을 150% 이상 유지토록 권장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이 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다만 보수적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토록 지도하고 RBC비율 취약 우려 보험사에 대해서는 후순위채 발행, 증자 등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를 지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