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편파 판정 논란 속에 은메달을 차지한 김연아가 대회 결과에 미련이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김연아는 4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특설무대에서 'E1과 함께하는 김연아 선수 귀국 환영회'에 참석했다. 소치올림픽 이후 팬들과 만나는 첫 행사였다. 약 50분간 진행된 토크쇼 형식의 자리를 통해 소치올림픽에 대한 뒷 이야기를 공개했다.
소치올림픽에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밀려 피겨 여자 싱글 은메달에 그친 그는 아직까지도 '판정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연아는 "어이는 없었지만 나는 끝났다는 것이 좋았다"면서 "결과를 되새긴 적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특히 “대회 전에는 금메달이 간절하지 않다고 늘 말했지만 '나도 사람이기에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아쉽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한 뒤 “하지만 끝나고 나니 그만큼 간절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다"며 결과에 미련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올림픽 이후의 삶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많은 것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 스케이트 외에는 몸 쓰는 일을 하지 않아 아직 두발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고 언급하기도 했고 "밴쿠버올림픽 후 토론토 근교에 잠시 놀러 간 이후 여행한 적이 없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 하나를 꼽긴 어렵고,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전하며 "당분간 경기의 긴장감에서 벗어나 편히 지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10년 후의 모습에 대해서는 "피겨스케이팅을 빼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지도자를 하든 다른 일을 하든 피겨스케이팅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배들에게 내가 아는 것을 계속 알려주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은퇴 소감에 대해서는 "스케이트가 꼴보기 싫은지는 오래된 것 같다"며 "이젠 '할 만큼 했다' 싶어 아무 미련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자신이 펼친 최고의 무대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프리스케이팅 모두 '클린'을 이룬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소치올림픽 그리고 2013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꼽았다.
최근 항간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 도전에 대해서는 "자격은 갖췄지만 100% 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으로는 더 생각해보겠지만 아직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노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