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천안함 사태로 북한경제 악화…남북관계 개선 유인 클 것”

입력 2014-03-04 17:16 수정 2014-03-0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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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10년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경제에 타격을 입으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정부의 ‘5·24 조치’로 인한 대(對) 중국 자원 수출의 급증은 급기야 북중무역을 주도하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의 빌미가 됐다는 것이다.

이석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연구위원은 4일 ‘5·24 조치, 장성택의 처형 그리고 북한경제의 딜레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북한은 한국에 월평균 4160만달러를 수출했지만 5·24 조치 후인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수출액은 월평균 377만달러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증가한 대중 수출액은 월평균 1억2687만달러에 달했다.

5·24 조치는 2010년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한국정부가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역 및 대북 신규투자 등을 전면 금지한 것을 말한다.

늘어난 대중 수출 중 실제로 대남 수출을 대체한 것은 월평균 1337만달러(35.33%)에 그쳤다. 나머지 대중 수출 증가액은 2009년 대비 연평균 3배 이상 수출이 늘어난 무연탄과 철광석에 집중됐다. 보고서는 북한이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무연탄과 철광석을 중국에 팔았지만 이들 물자는 북한 에너지 공급과 산업생산의 기본 물자였기 때문에 이 수출 자체가 고통으로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수출규모가 늘어날수록 수출단가가 떨어지는 등 대중 수출여건이 악화됐고, 구매국이 중국밖에 없는 탓에 교섭력도 감소하면서 북한 경제의 고통은 더욱 커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지난해 말 단행된 장성택 처형은 이러한 북한의 대외경제 환경 속에서 진행됐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장성택 처형 죄목 중 하나가 ‘지하자원과 토지를 외국에 헐값으로 팔아먹은 매국행위’라는 점에서 5·24 조치 이후 북한경제의 고통이 내부 정치적 권력투쟁의 수단으로 활용돼 장성택 처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비춰볼 때 앞으로 북한은 북중 무역을 통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확대와 대중 자원수출, 경제 개혁·개방을 둘러싼 딜레마를 지속적으로 겪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특히 올해 북한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기 보다는 남북교역 재개를 위해 관계를 개선하려는 유인이 더욱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이 북한 내 경제적 문제들이 산적한 때일수록 북한과의 긍정적인 관계개선의 계기를 모색해야 겠지만 북한의 예기치 못한 정치·군사적 공세 가능성에도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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