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경제학] ‘육탄전 농구’ 현재의 공 나오면서 정식 스포츠로

입력 2014-03-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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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선수 차유람이 2013년 10월에 열린 국내 당구대회에서 샷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농구(籠球)는 ‘대바구니 농’이라는 한자를 차용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초창기에는 현재의 림과 그물로 이루어진 골망에 공을 넣는 운동이 아니었다. 미국 YMCA의 체육진흥운동가인 귤릭은 1891년 제자인 네이스미스에게 “겨울에 청소년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고안해보자”며 머리를 맞댔고 이렇게 탄생한 것이 농구다.

네이스미스는 복숭아 바구니를 기둥에 달아 골대를 만들었고 이것이 ‘농’구라는 이름으로 불린 배경이다. 초창기 농구는 패스라는 개념이 없었고 일정한 규칙도 없는 육탄전이었다. 하지만 축구공보다 훨씬 탄력이 좋은 공이 개발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새로운 소재의 공이 개발됨에 따라 철망 안에서 육탄전을 방불케 하던 농구 초창기의 모습은 사라졌고 현재의 드리블, 패스, 슛 등으로 이루어진 농구로 발전했다. 현재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사용하는 공인구는 2m 높이에서 낙하시켜 140cm 이상 튀어올라야 할 정도로 탄력이 좋다.

배구 역시 비슷하다. 초창기 배구는 테니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땅에 닿지 않고 공을 그대로 넘긴다는 의미의 테니스 용어 ‘발리’라는 이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초창기 배구는 중앙에 6피트 6인치(약 201.17cm)의 높이로 네트를 치고 이를 상대편에게 넘기는 스포츠였다. 하지만 1900년대 초반 캐나다, 쿠바 등이 이를 스포츠로 받아들였고, 공 역시 반발력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전술이 가능해져 단순한 공 넘기기 놀이가 아닌 스포츠로서의 모습을 갖췄다. 공의 탄력이 향상되면서 네트의 높이가 높아졌고 규격화된 경기장이 도입될 수 있었음은 당연하다.

종류는 조금 다르지만 공이 산업의 시초가 된 경우도 있다. 당구는 과거 유럽에서는 귀족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실내 스포츠였다. 초창기 당구공은 나무를 사용했지만 이후 점토를 거쳐 상아로 제작했다. 하지만 상아의 가격이 너무 비싸 사용이 힘들어지자 셀룰로이드가 개발됐다. 1869년 미국인 하이엇은 상아를 대신할 당구공 재료를 찾던 중 셀룰로스에 질산과 황산 등을 혼합해 니트로셀룰로스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셀룰로이드를 탄생시켰다. 이는 인류 최초의 플라스틱으로 산업화의 큰 영향을 준 사건이기도 했다. 현재 셀룰로이드는 탁구공의 재료로만 쓰이고 있지만 플라스틱의 시초라는 점에서 당구가 산업화에도 영향을 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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