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달콤쌉싸래한 ‘로필3’ 아쉬움도 있지만… [인터뷰]

입력 2014-03-07 11:11 수정 2014-03-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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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남궁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정현정 작가 선생님이 묵묵하게 해줘 고맙다더라고요.”

본인도 감정선을 따라가기 힘든 역할이었다. 남궁민은 4일 종영한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3’(연출 장영우 극본 정현정)에서 김소연과 왕지원, 두 여자를 오가며 사랑 줄다리기를 펼쳤다. 홈쇼핑 회사를 배경으로 그는 국장 강태윤을 연기해, 패션 MD 신주연(김소연)과 스타일리스트 오세령(왕지원) 사이에서 마음껏 사심을 흘리고 다녔다. 그리고 차가웠다, 또 다정했다. 비난을 면치 못할 행보긴 했지만, 일과 사랑, 두 가지에 욕심 많은 여성 캐릭터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필요악이었다. 연기자 남궁민은 스스로 소탐대실 하지 않았다.

“제 정신이 아니죠, 실제로 그렇다면. 저도 연기하면서 뻔히 이상하게 비춰질 수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도 드라마에서 해야 될 역할이란 게 있으니까. 현장에서 나이도 제일 많고 연기자 선배 축인데 욕심 부리고 싶지 않았어요.”

작품이 끝난 후, 작가에게 아무 말 없이 캐릭터를 소화해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는 남궁민은 극 중 인물 태윤이 멋지게 돋보이는 것보다 전체 흐름을 더 생각했다. 작품에 임하는 동안, 태윤에 몰입했던 남궁민은 공감가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하기도 했지만, 작품을 위해 감내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작가 선생님이 집필하는 동안 수많은 사람의 영향이 미치지요. 그런 부분 때문에 더 힘들어지잖아요.”

이같은 배려 덕인지 ‘로맨스가 필요해3’를 연기하는 캐릭터 간 실제 호흡도 으뜸이었다. 남궁민은 김소연에 대해 “자칫 차가워보일 수 있는 겉모습과 달리, 사랑스러운 태도를 지니고 있으며 배려가 깊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또, 그는 현장에서 신인 왕지원에게 ‘너 나이 때 그렇게 연기했으면 지금쯤 연기신이 됐을 것’이라는 등의 칭찬으로 치켜세우며 현장 분위기를 돋궜다.

▲6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남궁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남궁민은 태윤을 둘러싼 주연, 세령 등과 더 달콤한 장면을 못 찍어 꽤 아쉬운 눈치였다. 그러나 그는 “개인적 욕심으로 이를 토로할 수도 있지만, 그런 마음을 버리고 작품 전체를 위했던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캐릭터의 악한 면도 ‘이럴 수가 있나, 이해가 안 된다’ 라고 할 수 있지만, 내 마음 속에 어느새 스스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키운 것 같아요.”

남궁민은 자신의 연기 전환점으로 2011년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를 꼽았다. 자연스러운 캐릭터의 흐름 속에 남궁민은 녹아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대중에 존재감을 뽐냈던 그는 다음 작품 계획을 고려하느라 2년 간 공백기를 갖게 됐다. 그 시간은 그에게 톡톡히 약이 됐다.

“‘내 마음이 들리니’ 이후 떠오르는 스타로 대우 받았지만, 2년 간 다음 작품을 고르지 못 했어요. 지금 드는 생각은 더욱 더 활동에 박차를 가해야 겠다는 거에요. 물론 연기자 중에서 자신의 계획대로 필모그래피를 쌓는 사람도 있겠지만, 인위적으로 자신의 생각하는 대로 성장할 수만은 없더라구요.”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연기에 빠져 드는 매력이 너무 재밌어 연기자의 길을 간다는 남궁민은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MBC ‘구암 허준’ 속 유도지, E채널 ‘실업급여 로맨스’ 속 계약직 직원, tvN ‘로맨스가 필요해3’ 속 화려한 홈쇼핑 국장 강태윤까지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넓혀간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제약을 갖지 않고 연기 생활을 하겠다고 자부했다. 달콤하고, 쌉싸름한 로맨스를 마친 남궁민이 곧이어 JTBC 주말극 ‘달래 된, 장국’의 주연으로 나선 행보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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