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드사들이 1조6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실현하고도 사회공헌에 사용한 비용은 고작 5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카드사들은 매년 2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기로 약속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는 지난 2011년 4월 매년 200억원 이상의 기금을 조성해 사회공헌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첫해만 기금을 조성하고 추가 출연을 하지 않았다. 현재 사회공헌기금 규모는 54억원에 불과하다.
당시 이들 카드사는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한 높은 수수료로 대규모 이익을 내는 데 대해 여론이 나빠지자 ‘신용카드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하고 소비자 몫인 기프트카드 낙전 수입(잔액)과 소멸포인트를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매년 2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첫해 목표액(20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146억원을 마련하는 데 그쳤다.
특히 카드사들이 2011년 이후 더 이상 기금에 출연을 하지 않아 저신용자 신용회복, 장애인 재활 시설 개보수, 저소득층 자녀 경제교육 캠프, 금융사고 예방 공익 광고 등 사업에 쓰고 남은 현재의 기금 규모는 54억원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이 사회공헌기금을 제대로 활용할 조직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여신금융협회 직원 1~2명이 이 기금의 사용에 관여할 뿐이라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측은“카드업계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안 좋아지고 있어 기금 출연에 미흡했다”면서 “남은 기금을 어떻게 활용할 지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1조3056억원) 보다 27.1% 늘어난 1조659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6984억원)가 가장 많은 이익을 냈으며 KB국민카드(3532억원), 삼성카드(3115억원), 현대카드(1151억원), 비씨카드(1014억원), 롯데카드(669억원) 순으로 이익 규모가 컸다. 하나SK카드는 133억원의 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카드업계는 2012년에도 1조원 이상의 순익을 냈으며 매년 소멸 카드 포인트가 1000억원 대에 달한다. 소멸 카드 포인트는 2011년 1100억여원, 2012년 1300여억원, 지난해 1500여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