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주주총회까지 금융회사 감사 또는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전·현직 금감원 고위 간부가 1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우선 현재 금감원에 재직 중인 이석우 국장은 대구은행 감사직으로 직행할 예정이다. 김광식 전 금감원 기업공시국장을 하나은행 감사로 내정했다. 신한카드도 김성화 전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을 감사에 선임키로 했다.
DGB금융지주는 오는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이 국장을 자회사인 대구은행의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DGB금융지주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이 국장을 대구은행 감사위원 후보로 내정한 상태다. 금감원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자체 조직쇄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금융사에 감사 적임자를 내려 보내는 감사 추천제를 폐지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 국장이 금융권역의 감독이나 검사 업무를 제외한 감사, 비서실, 총무 등의 업무 수행한 만큼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출신은 퇴직한 날로부터 2년 동안 퇴직하기 전 5년간 속했던 부서 업무와 관련된 기업에는 취업할 수 없다.
여기에 최근들어 금감원 출신들이 여타 금융사의 사외이사 자리까지 속속 차지하면서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김성화 전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신한카드 감사, 전광수 전 금융감독국장과 이명수 전 기업공시국 팀장은 메리츠금융지주 사외이사, 양성웅 금감원 전 부원장보는 삼성카드 사외이사, 강영구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롯데손해보험 사외이사로 각각 영입될 예정이다.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은 김장호 전 금감원 부원장은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으로 내정됐다. 저축은행중앙회와 손해보험협회 부회장에도 금감원 인사가 사실상 유력하다.
한편 최수현 원장은 지난해 8월 “지난 2011년 이후 금융회사 감사로 추천하던 관행을 철폐했다”며 “앞으로도 이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 원장 발언과 달리 그 동안 주춤했던 금감원 출신들의 도 높는 금융회사 진출이 다시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