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외국계 금융사에 대한 세무조사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번에는 자국 금융감독기구로부터 환율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 서울지점과 영국계 은행인 바클레이즈 서울지점이 타깃이 됐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해 11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요원들을 UBS 서울지점과 바클레이즈 서울지점에 투입해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전격 투입돼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는 UBS 서울지점의 경우 파생금융상품 불법 거래 등을 통해 수익금 500억원을 해외에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국세청은 UBS 서울지점에 대한 세무조사를 지난 달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세무조사 기간을 2개월 더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UBS 서울지점에 대한 금융당국의 실태 점검은 세무조사가 종료된 후 진행될 전망이다. 반면 바클레이즈 서울지점에 대한 세무조사는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무조사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국세청의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조사 대상 외국계 은행이 확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영국 금융당국이 바클레이즈와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UBS 등 글로벌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환율조작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글로벌 대형은행의 지점들이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해 7∼8월 크레디트스위스(CS), 메릴린치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 2곳에 대해 총 65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 대해서는 무려 59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했다. 한국SC은행은 지난 1월 조세심판원에 재심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