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이동통신시장에서의 요금 인하 전쟁을 예고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손 회장은 전날 미국 PBS방송 시사대담프로그램 ‘찰리 로즈 쇼’에 출연해 “미국 정부가 우리의 T-모바일US 인수를 승인한다면 대규모 가격전쟁을 벌일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미국 3위 이통사 스프린트를 인수했으며 4위 이통사인 T-모바일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손정의는 스프린트 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라면 당분간 수익을 올리는 것을 미룰 수 있다”며 “나는 1등이 되기를 원한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덩치를 키워야 한다. 만일 기업규모가 가격전쟁을 벌일 정도로 커진다면 좋다”며 “3대 이통사가 경쟁하는 것이다. 나는 대규모의 가격전쟁과 기술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미국 양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 AT&T와 경쟁하려면 기업규모를 확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통신은 풀이했다.
미국 통신당국은 2년 전 AT&T의 390억 달러 규모 T-모바일 인수를 불허했다. 과점 체제로 경쟁이 줄어드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같은 이유로 당국이 소프트뱅크에 대해서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손 회장은 “미국 인터넷 접속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기 위해 인프라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이통사의 통합은 케이블의 대안으로 무선 광대역망 사용을 촉진하고자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미국 워싱턴 상공회의소 연설에서도 “컴캐스트의 타임워너케이블 인수로 케이블을 통한 인터넷 접속료가 오를 수 있다”며 “나는 그 대안을 제공하려고 한다. 일본에서 했던 것처럼 지금보다 10배 빠르면서 가격은 낮춘 인터넷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체탄샤르마컨설팅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무선인터넷 사용자는 현재 약 2억명에 달한다. 체탄샤르마는 “지난해 미국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이 평균 1.2기가바이트(GB)로 전년의 690메가바이트(MB)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