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늘려 양질의 일자리”…의료산업화 속도 붙을까

입력 2014-03-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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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성화 위해 ‘규제개혁’ 드라이브 걸지만…의료계 반발 심해 순탄치 않을 듯

박근혜 정부가 보건의료계를 경제활성화의 핵심 분야로 주목하면서 영리병원 규제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영리병원 도입에서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풀고 외부 자본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등 의료산업 활성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발표 당시 “규제 개혁을 통해 서비스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서비스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규제는 암 덩어리·원수’라는 극강의 표현까지 동원해 규제 혁파를 역설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가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 규제 완화를 풀어온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투자자가 없어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의료계의 반대가 심해 규제 개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 더 쉬워져 = 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은 경제자유구역의 외국 영리병원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는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에 대한 규제를 합리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한해서만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데 여기에도 여러 가지 제한이 있다. 경제자유구역 내에 외국 병원을 설립하려면 외국 의사를 10% 이상 고용해야 하고 병원장은 반드시 외국인이어야 한다. 다만 제주도는 이러한 규제가 없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병원도 제주도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인 투자 비율도 50% 인하하는 방침 등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 병원의 경우 외국인 환자 규제가 지금은 총 병상 수의 5% 이내로 규정돼 있는데 이를 10% 수준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김대중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온 규제 완화 정책 = 경제자유구역의 외국 영리병원은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12월 허용됐다. 이때부터 이 구역에서의 규제 완화는 조금씩 이어져 왔다.

애초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경제자유구역법)이 국회를 통과할 당시에는 외국인 전용 병원만 설립할 수 있었다. 국내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고, 오직 외국인만 설립 가능했으며 환자도 외국인만 받을 수 있었다.

이 같은 규제 때문에 외국 병원들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2004년 외국 영리병원에서 내국인 환자도 진료할 수 있는 경제자유구역법이 개정됐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국내 의료법인의 자본이 합작 등의 형태로 외국 영리병원에 진출할 수 있는 대책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 때는 전면적 영리병원 허용 방안을 추진했으나 의료계 및 시민단체는 물론 보건복지부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제주도에는 국내 영리병원 설립, 나머지 경제자유구역에는 외국 영리병원을 허용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완화책에도 외국 영리병원이 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서지 않았다. 그러자 경제부처에서는 ‘외국인의 최소 투자 비율이 50%를 넘어야 하고 외국 의사면허를 가진 의사 비율이 10% 이상 돼야 한다’는 등의 규제 때문이라고 주장,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피력해 왔다.

한편 현재 경제자유구역은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황해(당진·아산·평택),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동해안(강릉·동해), 충북(청원·충주) 등 전국 8개 권역에 지정돼 있다.

◇규제 완화책 당장 효과 얻을지 의문 = 이 같은 규제 완화책이 외국 의료기관 유치와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등에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자유구역 내에 영리병원 설립이 가능해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설립을 원하는 투자자가 없어 아직 한 곳도 설립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중국 기업이 투자한 싼얼병원이 제주도에 설립을 신청했으나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 병원의 줄기세포 시술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여기에 국내병원의 외국인 환자 비율도 현재 5%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어 10% 확대가 당장 큰 의미는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는 “국내에 영리병원이 아직 하나도 없는 상태라 지금 규제에 손을 대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대통령 담화문 내용은) 구체적 정책이 아니라 방향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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