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순위 고용 규모 순으로 따져보자”

입력 2014-03-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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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서비스 부가가치 만들어야 일자리 늘어”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재계 순위를 정할때 고용을 많이 하거나 임직원 임금 총액 순서로 매기를 것을 검토해 볼 시점입니다.”

‘천재 관료’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이 파격적 제안을 내놨다. 그것도 삼성그룹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강연 자리에서 말이다.

그는 옛 재정경제원(EPB)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1차관을 역임하고 우리금융지주 회장,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거쳤다. 2012년 9월 출범한 서비스업산업총연합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금융과 경제분야에서 정책과 실물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내수와 일자리 중심의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서비스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런 그가 경제운용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고용 창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문제의 절박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서비스업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야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도 늘어나는데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이 물가와 직결돼 있어 서비스업에서 이익이 많이 나는 순간 규제가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키우는 방법은 고급 서비스를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사회적 위화감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가로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당장 몇 가지 규제만 풀어줘도 투자가 이뤄지고 일자리 생기는 데도 못하고 있다”며 “그게 현실이어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재개 1위인 삼성그룹 수뇌부에도 이 같은 고민을 함께 나누자고 제안했다. 삼성도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제조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계열사 중에는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업체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와 삼성에버랜드의 리조트부문, 패션부문 등이 대표적이다.

박 회장은 “삼성도 제조업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서비스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삼성도 서비스업에 힘을 쏟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운용에서 물가보다 고용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각종 정책에 대해 다양한 영향평가를 하듯 일자리에 대한 영향평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어떤 정책을 도입할 때 일자리가 줄어들지, 늘어날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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