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굿이라도 해야 하나?'

입력 2006-05-0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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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옛말이 지금 현대가(家)의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구속에 이어 현대그룹 경영권 싸움 재점화 등 현대가에는 바람 그칠날 없이 폭풍우가 몰아닥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은 첫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초췌한 모습으로 이른 아침 검찰에 소환돼 비자금 용처에 대한 집중 추궁을 받았다.

현대차그룹 총수의 공백에 따라 향후 그룹 운영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때문에 그룹 내에서는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주한 모습에 휴일도 없다.

또 정 회장 아들인 기아차 정의선 사장에 대한 검찰 소환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앞날이 더욱 막막한 지경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현대가에 또 하나의 큰 회오리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형수인 현정은 회장의 현대상선 주식 26.7%를 사들여 M&A 불씨를 지펴놓았기 때문이다.

2년전 정상영 KCC 명예회장인 숙부와 치열하게 현대그룹 경영권 싸움을 벌 현 회장은 다시 시동생인 정몽준 회장과 경영권 싸움을 하게 됐다. 현회장은 지난달 29일 금강산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고개를 떨군채 애써 입을 닫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처럼 현대가는 정주영 명예회장 타계 이후 기업 도덕성은 물론 집안 싸움까지 계속되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현대가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이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할까 궁금하다"며 "굿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탄식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큰 풍파가 예고돼 있는 현대가가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모두가 관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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