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버린 종목 ‘개미’가 주워 담았다

입력 2014-03-1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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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연일 '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에 나서고 있는 종목들을 집중 매수하고 있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 종목들의 수익률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2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 6320억원, 579억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종목들을 사들였다는 점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올해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중공업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초부터 지난 12일까지 삼성중공업을 4957억원어치 사들였다. 그런데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중공업 주식을 4488억원어치 팔아치웠다.

또 개인들이 적극적으로 순매수에 나섰던 POSCO(2693억원), 삼성SDI(1665억원) 등도 외국인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종목들이었다.

기관들이 적극 매도에 나섰던 LG화학,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제일모직, LG전자 등도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러브콜을 받으며 숨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에 나섰던 종목들을 집중 매수했던 탓에 개인투자자들의 성적 역시 좋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5개 종목 중 상승 종목이 단 한개도 없었던 것.

올해 초부터 지난 12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5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3.50%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5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6.79%, 기관은 2.63%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거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을 떠안으며 손실을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막대한 자금력과 정보를 가지고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에게 개인투자자들은 밀릴 수 밖에 없다"며 "투자기간이나 목표수익률을 조정하는 등 한 단계 물러서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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