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류를 마치고 귀국해 6·4지방선거 서울시장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특히 새누리당 유력 후보로서 본선티켓을 놓고 당내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과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간다.
경쟁자들에 비해 뒤늦게 레이스에 뛰어든 김 전 총리는 여의도에 사무실을 얻는 등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는 귀국 직후 경선후보로 등록한 뒤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0일 미국 현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식 출마 선언은 한국에 가서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출마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전 총리의 출마로 당내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는 ‘친박’(친박근혜) 대 ‘친이’(친이명박)의 구도가 대결구축됐다.
김 전 총리는 그동안 경선 흥행몰이를 원하는 당내 지도부로부터 꾸준히 출마 권유를 받아 ’친박 지원설’이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조직총괄단장과 2012년 대선 때 당 국민소통본부을 맡은 이성헌 전 의원이 김 전 총리의 경선 캠프를 총괄하면서 이 같은 주장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김효재 전 정무수석, 이동관 전 홍보수석 등 친이계 인사의 합류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친박 지원설에 경쟁 후보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이 10일까지였던 후보자 공천 신청 마감일을 15일로 연장한 데 대해 “형평성을 잃은 것인지, 누가 누구와 내통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김 전 총리를 견제했다. 그는 최측근인 안효대 의원과 정양석 전 의원을 비롯해 친이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세 결집에 나섰다. 이 최고위원도 “후보 등록을 받고 룰을 정하면 특정 후보에 유리하게 룰을 변경했는지 논란이 인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와 함께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당내 친박 지분 다툼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총리는 현재 서울시내 당협위원장 48명의 성향을 분석한 보고서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립 성향인 20여명에게 전화해 설득하고, 귀국 전까지 전원에게 전화를 돌릴 계획이다. 아울러 허용범 전 국회대변인, 오신환 관악을 당협위원장 등 서울 원외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조직 구성도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은 이 최고위원이 주소를 정 의원 지역구인 사당으로 옮긴 것과 관련, 양 후보간 단일화 ‘빅딜설’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측은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해당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