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애니메이션] 한국 애니메이션 왜 위기인가?

입력 2014-03-14 09:57 수정 2014-03-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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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겨울왕국’ 애니 사상 첫 1000만 관객 ‘돌풍’북미지역 휩쓴 토종애니 ‘넛잡’은 한국시장서 참패제작사의 76% 연매출 10억 미만 … 인력유출도 심해투자 지원 활성화콘텐츠 개발판로개척 등 과제로

2월28일 오후 10시20분, 서울 청량리 롯데 시네마 ‘겨울왕국’상영관. 연인끼리 그리고 어린 자녀와 부모들이 삼삼오오 관람을 하고 있다. ‘겨울왕국’인기가 여전하다. ‘겨울왕국’이 새로운 흥행 금자탑을 세웠다. 1일 애니메이션 사상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이다. 월트 디즈니의‘겨울왕국’이 애니메이션 관련한 갖가지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엄청난 수익을 창출할 때 북미지역에서 5500만달러(587억)흥행 수입을 올리며 한국 애니메이션 부활의 신호탄으로 기대를 모은‘넛잡:땅콩 도둑들(Nut JOB)’은 소리 소문없이 극장에서 사라졌다. 지난 1월29일 개봉한 이후 47만 관객 동원하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넛잡’의 한국 흥행 참패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침체의 늪을 벗어날 줄 모르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도약대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넛잡’마저 기대이하의 관객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부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짧지 않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1956년 ‘럭키치약’CF로 역사를 시작했고 1961년 단편‘개미와 배짱이’와 1967년 신동헌 감독의 최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으로 본격적인 애니매니션 시대를 열었다.

이후 1970년대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제작과 흥행성공으로 열악한 상황에서도 한국 애니메이션 존재감을 드러냈다. 1980년대 TV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해 TV 애니메이션 도약하기 시작했고 KBS에서 방송한‘아기공룡 둘리’등이 시청자의 폭발적 사랑을 받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높였다. 19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산업의 시장성과 잠재성에 주목한 정부가 나서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지원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일본 등 외국 애니메이션의 제작 하청기지에서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국으로 탈바꿈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질적 전환을 꾀했다.

2003년 10월부터 EBS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는 그동안 세계 127개국으로 수출되고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평가한 것처럼 뽀로로의 경제적 효과는 5조 7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작품도 나왔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은 제작환경의 열악함, 투자와 지원의 부족, 독창성 높은 콘텐츠의 부재 등으로 침체를 거듭했다.

한류 등으로 문화 콘텐츠 선진국으로 비상하고 있다는 구호가 떠들썩하지만 한국 애니메이션 상황은 한 제작자의 말처럼 참담하다 못해 처참한 상황이다.

‘애니메이션 산업백서 2012’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제작사 등 애니메이션 관련 업체는 341개이며 종사는 4641명이다. 매출액은 2006년 2885억원, 2009년 4185억, 2011년 5285억원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수출액 역시 2006년 6683만달러, 2009년 8960만달러, 2011년 1억1594만달러로 상승세를 나타내지만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규모도 매우 영세한 상황이다. 1인 이상 4인 이하의 회사가 177개로 절반이 넘는 51.9%나 되고 연간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이 262개로 76%에 달한다. 연간 100억원 이상 매출액을 올린 애니메이션 업체는 단 6개에 불과하다.

지난 2011년 개봉돼 관객 220만명을 동원해 흥행성공을 한‘마당을 나온 암탉’같은 작품도 있지만 부족한 투자에 따른 제작 편수 감소와 인력 유출이라는 악순환을 겪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교수는 “근래 들어 성공한 애니메이션 작품보다 실패한 작품이 많다 보니 애니메이션은 잘 될 리 없다는 인식이 견고하게 자리잡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자가 없어 시작조차 못하는 작품이 적지 않다”고 애니메이션 상황을 전했다. 최근 들어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1년에 개봉편수가 10여편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위기에 빠져있다.

한창완 교수는 “투자와 지원 활성화, 다양하면서도 독창적 콘텐츠 제작, 다양한 소비창구와 해외시장 개척, 뉴미디어에 맞는 콘텐츠 개발,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제작 능력과 배급사의 마케팅 능력제고 등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꾀해야할 것이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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