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활약 한국 여자선수들의 영광 뒤엔 기업의 후원카드가 존재했다. 기업들의 여자프로골퍼 후원이 본격화된 것은 1996년부터다. 삼성은 당시 유망주 박세리와 연간 3억원에 10년간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대차는 곧바로 박세리의 대항마를 찾아 반격에 나섰다. 주인공은 박세리의 동갑내기 라이벌 이주은이었다. 현대차는 이주은과 연간 5억원에 3년간 계약하며 공격적 골프마케팅을 시작했다. 비록 LPGA투어는 아니지만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진출 1호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삼성과 현대차의 희비는 극명하게 나타났다. 박세리는 LPGA투어에 진출해 승승장구했지만, 이주은은 부상에 시달리며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박세리는 이후 삼성과의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2002년 말 CJ로 이적했다. 연간 20억원에 5년 계약으로 국내 남녀 프로골퍼를 통틀어 사상 최고가 계약금이었다.
박세리를 통해 재미를 본 CJ는 강지민, 박희정, 이선화, 이동환, 백규정 등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후원하며 한국프로골프 붐을 뒷받침하고 있다.
KT(KTF)는 김미현의 LPGA투어 데뷔부터 은퇴까지 함께 했다. 1999년 LPGA투어 진출부터 2012년 은퇴까지 계속 후원을 이어가며 통산 8승을 이뤄냈다.
신세계는 단 한 명의 선수를 위해 후원카드를 꺼내들었다. 주인공은 김영이다. 1999년 연간 1억2000만원에 3년간 계약했고, 2003년에는 연간 5억원에 3년간 재계약하는 등 신세계의 ‘김영 사랑’은 계속됐다.
제일모직은 지난 2001년 강수연과 7억5000만원에 3년간 계약했고, 2003년과 2007년에도 각각 연장 계약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미래에셋은 2009년 LPGA투어에 진출한 ‘세리키즈’ 신지애와 연간 15억원에 5년 계약, 2003년 CJ-박세리에 이은 사상 두 번째 높은 몸값을 기록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스폰서 설움을 겪던 박인비와 4년 계약을 체결해 박인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