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에서 러시아 귀속을 묻는 주민투표가 16일(현지시간) 시행된 가운데 출구조사 결과 93%가 러시아 귀속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림 정치사회연구소는 이날 오후 8시 주민투표가 종료되고서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크림반도 주민의 93%가 러시아 귀속을 찬성했고 7%가 1992년 크림 헌법 복원과 크림반도의 우크라이나 잔류를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출구 조사 결과는 이날 투표가 실시된 크림자치공화국과 세바스토폴 특별시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시행한 조사에서 나왔다.
전체 주민이 약 200만명인 크림 공화국에선 18세 이상의 성인 약 150만명이 유권자 등록을 했다.
크림반도에 있지만 행정구역상 크림 공화국에 속하지 않는 ‘특별시’의 지위를 가진 남부도시 세바스토폴에서 약 30만명이 등록했다.
크림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도 80%로 지난 2012년 총선 때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고 밝혔다. 세바스토폴의 투표율은 85%를 넘어섰다고 현지 선관위가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공식 주민투표 결과도 출구조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러시아의 하원 심의와 상원 승인, 대통령 서명 등의 러시아가 러시아연방으로 크림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가 남게 됐다. 크림은 러시아 측 절차가 이달 말까지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크림 의회는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이듬해인 1992년 크림 공화국도 역시 우크라이나에서 독립한다는 내용의 개헌안을 채택했지만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허락하지 않아 자치권을 부여받는 선에서 타협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5일 미국의 요청으로 15개 이사국 전체회의를 열어 ‘크림 주민투표 무효’ 결의안을 표결에 올렸으나 결의한 채택이 무산됐다.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크림 주민투표는 국제법을 준수한 합법적인 절차라며 거부권을 행사한 탓이다. 중국은 기권했다.
미국과 한국 등 나머지 13개 이사국은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