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패럴림픽, 그들만의 축제였나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03-1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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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이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바이애슬론을 제외한 알파인스키, 노르딕 스키, 휠체어컬링, 아이스슬레지하키 등 4개 종목에 27명의 선수가 출전하며 역대 최다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소치올림픽이 열린 불과 2주 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이승훈 선수를 응원하고 쇼트트랙 안현수와 박승희, 심석희에 열광하며, 김연아 경기결과에 분노와 탄식을 쏟아내던 열정과 에너지는 온데간데없다. 과연 소치동계올림픽 이후 러시아에서 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정말 대조적이다.

소치올림픽을 중계에 열을 올리던 지상파 3사는 패럴림픽 중계에 있어 인색하기 그지없다. 공영방송도 이에 동참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에는 지난 밴쿠버 올림픽과 달리 KBS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에 방송권료를 지불하고 방송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나마 다행이다’라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닐까. 이후 KBS는 MBC와 SBS에 방송권을 재판매했고 동일한 중계권료를 지불하며 중계방송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남다른 의지에도 불구하고 돈값을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진=연합뉴스

각 방송사 편성표를 살펴봤다. MBC는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하는 컬링 경기만 3일 연속 녹화 방송했다. SBS는 평일 낮 시간대와 새벽시간대 총 3번 약 1시간 30분 정도씩 녹화방송을 했다. KBS는 개막식 중계와 낮 시간대 통상 2시간 정도 중계방송을 했다. 방송 3사 모두 우리나라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가 주를 이뤘다. 오후 13시에서 15시 경은 사람들이 가장 방송을 보기 힘든 시간대인데다 TV광고 시급이 C등급으로 가장 낮은 금액이 매겨지는 시간이다. 찬밥신세가 따로 없다. 생중계 대신 녹화방송을 하고자 마음을 먹었다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시청할 수 있는 평일 퇴근 이후 저녁시간이나 주말 저녁 등에 편성해 패럴림픽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이는 상업성에 치중한 방송사의 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표적인 일례일 뿐만 아니라 방송사가 자처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해 차별을 하고 나선 꼴이 됐다. 소치올림픽에서는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들먹이며 목소리 높여 외치면서 패럴림픽에서는 숨소리조차 듣기 힘든 지경에 이른 현실이다.

장애인 선수는 올림픽의 비인기종목 보다도 더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약 4년간 힘겹게 자신과의 싸움을 거듭했다. 패럴림픽은 메달 경쟁을 뛰어넘어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입증해 보이며 자신의 장애를 노력과 열정으로 극복한 전세계축제이며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는 감격스러운 대회다. 패럴림픽이야말로 인류의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내는 대표적인 세계축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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