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지 37년 만에 모자가 상봉했다. 어릴 때 길을 잃어 실종됐던 김훈(41)씨가 15일 전북 익산경찰서에서 어머니와 감격의 만남을 가졌다.
김씨는 네 살 때인 1977년 9월 익산시 여산면의 할머니 집 부근에서 누나와 함께 물놀이를 하던 중 실종됐다. 가족은 김씨를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허사로 끝났고 애만 태운 채 세월은 흘렀다. 결국 올해 1월 아들을 그토록 기다리던 아버지가 숨을 거뒀다.
김씨의 누나(43)는 호적정리를 위해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익산경찰서 형사과를 찾아와 실종 신고를 했다. 사연을 들은 실종전담팀 직원들은 프로파일링 시스템 검색과 보호시설 가족찾기 명단을 확보해 400여명을 대조한 끝에 김씨가 경기도 광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김씨와 어머니 등 가족 DNA를 대조한 결과 ‘친자임이 확실하다’는 통보를 받고 이들의 상봉을 주선했다.
미혼인 김씨는 실종 당시 영아원에 입소하며 다른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아 살아왔다. 어머니 박모(75)씨는 “그동안 가슴에 아들을 묻고 살면서 눈물만 흘렸는데 죽기 전에 아들을 찾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