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시력교정용 안경렌즈 세계·국내 1위인 아메라인베스트먼트(에실로)가 국내시장 안경렌즈 2위인 대명광학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에실로는 지난해 1월 대명광학의 주식 5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개월 뒤인 3월에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현장조사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경제분석 등을 통해 두 기업의 결합이 국내안경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불허한 것은 지난 2009년 호텔롯데의 파라다이스글로벌 면세점 인수를 불허한 이후 이후 5년만이다. 우선 공정위는 대명광학을 인수하는 경우 단초점렌즈시장(66.3%)과 누진다초점렌즈 시장(46.2%) 모두에서 1위가 돼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한다고 봤다. 단초점렌즈 시장의 경우 결합후 합산점유율이 2위 사업자(한미스위스)의 점유율(11.1%)의 6배에 달하게 된다.
또한 에실로가 지난 10년간 가격경쟁을 주도했던 대명광학을 인수하게 되면 관련시장의 가격경쟁이 없어져 렌즈가격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실제 안경원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 경제분석결과에서도 두 회사 제품간 대체관계가 높아 가격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났다.
또한 두 회사의 결합시 해당 시장에서 사실상 유효한 경쟁자가 없어진다는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생산규모 등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경쟁사업자가 없는 상황이 되면 끼워팔기 등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아울러 국내 유통채널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기존 유통업체에 대해 무리한 계약조건을 강요하는 등의 행위도 가능할 것으로 공정위는 봤다. 실제로 앞서 안경사 협회, 렌즈도매협회 등 이해관계자들은 이번 결합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한 바 있다
송상민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결합으로 독과점 시장구조가 형성되면 경쟁상황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사후적으로 해결이 곤란하다”며 “국내 안경렌즈 시장에서 건실한 국내 중견기업이 외국 글로벌기업의 하청기지로 전락되는 것을 막아 기존 경쟁체제 유지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