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자회담 재개 행보...북 대화 물꼬 틀까

입력 2014-03-1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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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고립중인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17일 전격적으로 북한에 파견했다.

우 대표의 방북은 올해 들어 처음이며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만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중국은 장기 교착상태인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의 남북한 연쇄방문 등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중국은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을 비롯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특히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을 "언덕을 오르고 구덩이를 지나 정도를 걸어가는" 3단계로 설명하면서 북미간 불신을 2단계인 '구덩이'로 비유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방북 이후 전격적인 재개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한 채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를 고집하는 가운데 한국, 미국, 일본은 "회담을 위한 회담은 불필요하다"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있는 사전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단거리 로켓을 25발이나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도 높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우 대표에게 전격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중국만의 행보로는 한·미·일에 쉽게 먹혀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우 대표의 전격적인 방북이 이달 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이뤄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설득해 양보안을 마련한 뒤 미중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러시아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외무부 북핵담당 특별대사가 우 대표에 앞서 북한을 다녀갔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북러 양국간 6자회담 재개 조건이 조율된 뒤에 이를 바탕으로 재개 조건 조율에 나섰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중국 측에 한·미·일이 만족할 만큼 물러선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싸고 앞으로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대립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런 구도가 될 경우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격렬하게 대립하는 점이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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