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김주하 농협은행장 “소매금융서 한발 진화… 기업여신 임기내 30% 목표”

입력 2014-03-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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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분리 2년 지주체제 정착… 올핸 성과 바탕 ‘도약 원년’ 될 것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기업금융 강화 계획을 밝혔다. 소매금융 일변도의 대출구조를 변화시켜 임기 동안 기업여신 비중을 현재 26%에서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 연초 카드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올해 세운 목표를 수정 없이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행장은 18일 신경분리 2년째를 맞아 가진 이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농협은행은 전국 최대 영업망을 바탕으로 소매금융을 본연으로 해 왔으나 기업금융 분야도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최유진 기자)

△지난 1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올해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텐데. 사업 목표와 경영전략을 수정할 계획인가.

“행장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다.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사업에 차질이 생긴 것은 맞지만 이른 시일 내에 정상적 사업 궤도로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직 연초인 만큼 전면적 계획 수정보다는 모든 사업 부문에서 계획보다 한 걸음 더 뛴다는 생각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3월 신경분리 후 2주년을 맞았다. 그간의 평가와 향후 과제는.

“신경분리는 농협금융 역사상 가장 큰 변화로 금융과 유통의 겸업 체제에서 벗어나 전문은행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상당히 빨리 지주 체제로 정착했다. 이제는 금융 계열사, 중앙회와의 협의가 지주사를 통해 일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년이 지주 체제를 안착시키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다. 사업구조 개편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농협은행이 될 것이다.”

△올해 중점 사업 계획은.

“농협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기업 고객이 적다. 전체 여신중 기업대출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26%(32조원)에 불과하다. 올해는 기업여신을 2조원 늘려 임기 말인 2015년에는 기업대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 대기업 거래 고객도 적극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농업 등 1차 산업 중심에서 벗어나 제조업 중심의 우량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공단 지역에 위치한 지점을 중심으로 경영컨설팅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업들과의 거래를 통해 직원들의 급여, 신용카드, 퇴직연금 등 종합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기업과의 여수신 거래보다는 거래 기업 수 자체를 얼마나 늘렸는지를 지점 평가 시 적극 반영해 전 직원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농협은행의 내부 개혁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농협은 과거 농업협동조합법 테두리 안에서 정부의 보호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신경분리 후 농협금융에 큰 변화가 있었지만 다른 시중은행처럼 경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직원의 인사시스템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노동조합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직원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 소통도 강화할 것이다. 매일 전국 지점 3곳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잘한 일은 칭찬하고 부족한 부분은 격려하고 있다.”

△카드사업의 분사 계획은.

“당분간 분사 계획은 없다. 은행계 카드사와 전업카드사의 장점을 모두 가질 수 있도록 카드부문을 ‘회사 내 회사’(company in company) 형태로 운영할 것이다. 최근 카드사업부문 대표(부행장급)에 신응환 전 삼상카드 부사장을 영입했다. 외부에서 부행장급이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드 관련 부문에 대한 예산과 인사 등을 모두 신 사장에게 일임했다. 이번 인사 실험이 어떤 성과를 낼지 기대가 크다.”

△농협은행은 시중은행 이미지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직 농민들이 거래하는 금융기관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그 자체로 농협은행의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투증권은 농협금융 계열사에 ‘메기효과’(청어의 천적인 메기를 같은 수조에 함께 넣어 키우면 메기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청어가 더욱 강해지는 현상.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극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나타낼 것이다. 치열한 경쟁이 내재화된 우투증권의 문화가 좋고 나쁘다는 것을 떠나 이런 문화도 받아들여 농협의 장점을 살리고 시중은행 이미지로 나아 갈 계획이다.”

△농협은행 하면 어떤 이미지로 고객들에게 각인됐으면 하는가.

“농협은행을 농촌이라는 이미지에 가두고 싶지 않다. 농협은행 하면 고객들이 느티나무를 떠올렸으면 한다. 느티나무는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자라고 줄기가 굵고 수명이 길어서 전통적으로 쉼터 역할을 해 왔다. 농협은행도 느티나무와 같은 넉넉함, 푸근함을 고객들에게 제공했으면 한다. 이와 함께 올해는 스포츠?문화마케팅 등을 활발히 시행해 젊고 참신한 이미지도 강화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협동조합이 활발히 설립되고 있다.

“농협은 협동조합의 맏형이다. 농협은행은 협동조합에 대출은 물론 마케팅, 농협 경제사업 부문과의 연계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협동조합 은행으로서 협동조합의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 관리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협동조합 특화은행’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 농협금융은 회장과 계열사 대표간의 호흡이 잘 맞는다는 평가가 있는데.

“임종룡 회장님과 계열사 대표들이 자주 의견을 나눈다. 임 회장님은 외부의 평가보다 훨씬 더 역량이 풍부하다. 평상시에는 온화하시지만 추진력과 결단력을 겸비한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리더다. 매주 정례회의 외에도 긴급한 사안은 수시로 협의를 하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친밀한 관계는 농협중앙회를 포함한 범농협이 시너지를 내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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