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기청 ‘희망엔지니어적금’ 출범 1년 만에 폐지

입력 2014-03-18 10:19 수정 2014-03-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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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팔수록 손해보는 역마진 구조”부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인력 확보를 지원하는 중소기업청의 ‘희망엔지니어적금’ 사업이 실시 1년여 만에 폐지된다. 민간 협력사인 하나은행의 역마진 상태가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이 힘들어진 것이 원인이다. 이에 정부가 현실적 사업 구조 파악도 하지 못한 채 성급히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관가에 따르면 중기청은 현재 2기 모집 중인 희망엔지니어적금 사업을 이달 접수를 마지막으로 폐지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1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하나은행과 협력해 사업을 출범시킨 지 불과 1년 2개월 만이다. 이 사업은 산업부 중견기업국이 중기청으로 이동하면서 함께 이관된 바 있다.

희망엔지니어적금은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인력이 5년 이상 장기근로를 조건으로 같은 규모로 적금을 부으면 만기 시 원리금 전액이 해당 인력들에게 돌아가는 사업이다. 민간은행과 정부가 함께 진행하는 대표적 민·관 협력 중소·중견기업 지원 사업으로 꼽힌다.

취지는 좋았지만 사업은 채 2기를 넘기지 못하게 됐다. 희망엔지니어적금을 판매하는 하나은행의 역마진 구조 때문이다. 희망엔지니어적금(1기 기준)에 가입하면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최고금리 수준인 최대 5.26%의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저금리 현상이 이어지면서 적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중견기업 지원사업이지만 손해를 보면서까지 계속 협력하기엔 부담이 컸다고 관계자들은 언급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사업을 이어갈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여서 하나은행 측의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처음부터 현실적으로 사업 구조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추진한 것이 조기 폐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적금만 보면 마진이 나오지 않는 구조이긴 하지만 이 제도를 이용하는 기업체와 근로자 직원들에 대한 영업기회 측면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불만이 있었다기보다는 다른 제도가 도입돼서 사업을 중단하게 된 것으로 봐달라”고 해명했다.

기업들의 수요가 기대보다 높지 않았던 점도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했다. 기업 입장에선 적금 납입금액이 부담이 되는 구조지만 해당 기업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

산업부 출신의 한 공무원은 “희망엔지니어적금 시판 초기에는 기업들의 가입 신청이 많지 않았다”며 “기간을 연장하는 등 노력을 했지만 생각보다 신통치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중기청은 민·관 협력 방식이 아닌 ‘관’ 주도의 새로운 지원사업을 신설하기로 했다. 중진공을 통해 오는 8월부터 추진하는 ‘중소기업 핵심인력 성과보상공제’ 사업이 그것이다. 민간은행이 빠져 금리우대 지원이 없어지는 대신 해당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검토 중이다. 중기청 측은 핵심인력 성과보상공제 사업에 참가하는 기업은 납입금의 20~22% 정도의 절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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