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돌입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사전 검증에서 결정적 흠결이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날 청문회는 개인 신상보다 정책질의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인사청문회는 가계부채 대책 및 통화정책 방향, 금리정책 방향, 한국은행 중립성 등 정책 검증에 초점이 맞춰졌다.
가장 큰 관심은 통화정책이다. 김중수 현 총재가 경기 침체에 대응하면서 지난 10개월간 기준금리를 묶어왔지만, 올 들어선 미국의 출구전략 속도에 맞춰 기준금리 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지난 17일 서면 답변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미 연준(Fed)의 정책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외 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경우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감독권 강화에 대한 입장도 언급됐다. 이 후보자는 사전 답변서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시 중앙은행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재위 인사청문회에선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가계소득을 늘려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 이내에서 안정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대출구조를 개선해 가계의 부담을 줄이고 금리 상승 위험에도 대비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12년 한국은행법이 개정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 후보자는 법 개정 이후 첫 인사청문회 대상이 됐다. 이 후보자는 오는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후임으로 내정됐다.
이 후보자의 경우 재산이나 병역문제 등 개인 신상에 대해 문제의 소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국회 안팎에선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재산은 부동산 11억8540만원, 동산 1515만원, 예금·유가증권 6억558만원, 채무 1589만5000원 등 총 17억9024만원이다. 최근 2년간 4억원 가까이 늘은 것으로 나타났고, 예금은 은행과 저축은행에 고루 분산돼있다. 저축은행 예금은 5000만원 한도를 넘는 계좌가 없다.
이 후보자의 장남이 병역 면제를 받은 데 대해서도 해명이 된 상황이다. 장남은 2001년 5월 현역 1급 판정을 받았지만 무릎을 다쳐 2007년 6월 ‘슬관절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5급판정’(면제)를 받았다. 이 후보자 본인은 1972년 공군에 입대해 1975년 병장으로 제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