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문화재가 많기로 유명한 간송미술관의 작품들이 대중과의 만남에 나선다.
성북동의 간송미술관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 문화재를 지키는 데 모든 것을 바친 수집가 간송 전형필(1906~1962)선생이 1938년 보화각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사립박물관이다. 국보와 보물 등 명품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일반인이 볼 기회는 매년 2차례, 봄과 가을에 2주씩 하는 전시가 전부였다. 때문에 이 기간에는 미술관 주변이 말 그대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렇게 꼭꼭 숨어 있던 간송 소장품이 빗장을 열고 나와 첫 나들이를 한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오는 21일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내 디자인박물관에서 '간송문화: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전을 연다.
1950∼6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열린 국가적인 차원의 해외 전시와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에 일부 유물을 대여한 적은 있지만 간송미술관이 주도하는 외부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 60여점 중에 국보보물급만 20여점이다. 21일부터 시작되는 1부 전시에는 간송미술관 소장품의 정수에 해당하는 100여점의 고미술품이 나온다.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은 이번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된다. 혜원 신윤복이 그린 국보 제135호 ‘혜원전신첩’, 겸재 정선의 ‘해악 전신첩’ 또한 처음으로 펼쳐져 공개된다.
2부 전시는 오는 7월 2일∼9월 28일 간송의 주요 소장품을 장르별로 나눠 공개하고 오는 2016년까지 다양한 기획전을 DDP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앞으로 보화각 보수정비, 간송미술관 상설전시관과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신축, 도봉구 방학동 간송고택과 간송묘역 문화공원 조성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다만 이번 전시 준비로 올해 간송미술관에서는 별도의 봄 전시는 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