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이슈 마당발]6·4 지방선거 '믹스 앤 매치'

입력 2014-03-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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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곳곳에 경제학적 논리가 존재하고 대입된다.

경제학의 기본 논리는 한정된 자원에 대한 효율적 배분이 목적이다. 하나의 효율적 소비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반대편의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트레이드-오프’ 역시 실생활에 종종 접목되는 대표적인 경제 논리다.

이런 논리 가운데 하나가 믹스 앤 매치(Mix & Match)다. 당초 생산비 절감을 위해 성능이 우수한 장비를 사용하고 보통의 공정에서는 기존의 장비를 섞어 사용하는 방식이다.

언뜻 어려워 보이지만 간단하다. 잘 팔리는 물건과 잘 안 팔리는 물건을 묶어서 판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제품의 생산공정에 유동성까지 더하면 효율도 높아진다.

믹스 앤 매치는 멀리 있지 않다. 지난해 ‘국물없는 라면’이 큰 인기를 끌었다. 자장 라면과 일반 라면을 하나씩 섞어서 만들면 또 다른 맛의 라면 하나가 탄생한다. 이미 온라인에 이에 대한 조리법이 공개된 지 오래였다.

결국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 도전정신이 강한 파생상품(?)도 속속 등장하면서 믹스 앤 매치는 절정을 이룬다. 이름도 기가 막힌 작명법이 동원되고 하나의 간편식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또 하나 경제논리를 끄집어내자면 이런 믹스 앤 매치는 결코 성장동력이 될 수 없다. 소비자의 욕심은 호기심에서 시작했고, 호기심은 몇 번의 경험이면 더 이상 구매력을 자극할 수 없다. 한 마디로 롱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나아가 일련의 믹스 앤 매치는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결정된 별도의 상품이다.

안타깝지만 이런 믹스 앤 매치는 정치권에도 대입되고 말았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의사를 밝히지도 않은 후보에게 갖가지 여론조사가 출사표를 대신 던져주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자를 엉뚱하게 대선후보에 올려놓기도 한다. 특정 지자체장이 훗날 대선후보로 이어진다는 정치권의 속설을 대입한 탓이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업는 믹스 앤 매치다.

하나의 후보를 여기저기 다른 선거후보에 대입해보고 그 가치를 가늠한다. 여기에 있는 후보를 또 다른 후보로 만들기도 한다.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 역시 단순한 인지도만 갖고 후보의 타당성을 가늠한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정치권의 행태에 경제논리가 접목된 예다. 후보자 스스로 아무런 의사표현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데려다가 다른 곳에 믹스하고 다른 후보와 매치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관심을 보인다. 이런저런 여론조사가 봇물을 터트리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곳저곳에서 믹스 앤 매치를 이어갈 전망이다. 어렵겠지만 귀를 닫고 여론조사 결과보다 그 뒤에 서 있는 후보자를 판단해야 할 시기다. 어차피 믹스 앤 매치는 롱런(성장동력)할 수 없는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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