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공중에 매달려 이리저리 움직인다. 차가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작업대를 통과하는 것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보는 듯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공장 중 하나이면서도 생산 효율성이나 생산량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폭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모습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이체(ICE, 고속전철)로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폭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을 찾았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강 건너편 폭스바겐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공장이 보였다. 하늘로 높게 치솟은 굴뚝 4개가 폭스바겐의 공장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에서 배를 타고 운하를 따라 공장 앞에서 내렸다. 이어 투어버스를 타고 공장부지로 들어섰다. 공장 밖 곳곳에서 폭스바겐 자동차들이 즐비해 있는 것을 보니 폭스바겐 공장임이 새삼 실감났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완공됐다. 약 6.5㎢의 부지 위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공정 및 변속기 공장, 모듈공장 등 자동차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발전소 2곳을 비롯해 부품 및 물류창고, 출하검사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하며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텔레스코픽 암’이 눈에 띄었다. 이 기계는 일반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과는 달리 차량이 천장에 매달린 채 이동해 작업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좌우로 기울인 상태에서도 작업이 가능해 근로자들이 가장 편한 자세에서 작업할 수 있는 장치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생산라인의 95% 이상이 자동화됐지만, 근로자들이 손수 작업해야 하는 라인에는 텔레스코픽 암이 설치돼 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텔레스코픽 암으로 근로자는 더욱 편하게 작업에 임할 수 있고, 더불어 생산성과 효율성도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폭스바겐의 최다 판매 모델이자 주력 모델인 7세대 신형 골프를 비롯,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라인의 총 길이만 70㎞에 달하며, 하루 3개 조로 24시간 가동되고 하루 생산 가능한 차량 대수는 3500대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공장답게,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공장 내 2곳의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공장 내부는 물론 볼프스부르크 도시 전체가 소비하는 전력의 3분의 2를 책임지고 있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향후 10년 이내에 연간 생산량을 100만대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지금도 라인 개선 작업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