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미국과 러시아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신용등급 전망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게 됐다.
피치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올리고 러시아는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의 신용등급은 각각 ‘AAA’와‘BBB’로 유지했다.
피치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권의 제재에 대해 높은 우려를 나타냈다.
피치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경제 및 산업에 잠재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는 특히 이번 제재로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 등 서방권의 은행에서 차입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며 앞으로 제재 강도가 계속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피치는 미국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서 제외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로써 피치는 2년4개월 만에 미국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거둬들였다.
피치는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의 부채 감당 여력이 커진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가 유예돼 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해 10월 15일 미국 정치권이 부채 한도 증액안을 둘러싸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미국 연방정부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리고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