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해운동맹, 출범 가시화…한국 해운업체 비상

입력 2014-03-2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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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계 1~3위 해운선사 동맹체인 P3네트워크 승인…전 세계 해운 물류의 40% 이상 점유할 듯

세계 최대 해운동맹 출범이 가시화하면서 한국 해운업체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세계 1~3위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프랑스의 CMA-CGM, 스위스 소재 MSC 등의 동맹체인 P3네트워크가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의 승인을 받았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유럽과 중국 해운당국은 아직 이 동맹체 승인을 하지 않고 있지만 출범에 가장 큰 장애물이던 미국 관문을 돌파하게 됐다. 머스크 등 3사는 올해 안에 이 동맹이 출범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승인 여부에 따라 이르면 2분기 안에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P3가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컨테이너 화물 물동량의 최소 4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사는 동맹이 출범하면 255대를 배치해 세계에서 가장 바쁜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들이 담당할 물동량은 최소 컨테이너 260만대 분에 해당하게 된다고 WSJ는 전했다.

항공사 간의 코드 공유와 비슷하게 P3는 서로의 배와 항만시설 할당분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돼 비용절감이 가능해진다. 또 각 해운사가 가진 각각의 지정학적 이점을 이용할 수 있게 돼 화물을 더욱 빠르고 저렴하게 운반할 수 있게 된다.

맥쿼리리서치는 “새 네트워크의 효율성으로 머스크라인에서만 연 10억 달러(약 1조80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국 등 아시아 해운업계는 거대 해운동맹의 출범에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 화물선 선주들과 포워더를 대변하는 아시아선주대표자회의(Asian Shippers Forum)의 존 루 회장은 “P3는 독점에 가깝다”며 “화물수용능력이 특정 동맹에 집중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FMC는 지난해 12월 중국과 유럽 당국 관계자를 초청해 P3 출범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나서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할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승인을 보류했다. 그러나 이번 승인으로 미국 항구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화물에 대해서는 24일부터 P3가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한국선주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P3가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한국선주협회는 중국선주협회(CSA)와 공동으로 P3네트워크에 반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SA도 새 해운동맹이 국제 해운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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