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럽순방 길에 나섰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이용해 핵테러 대응 등 핵위협 축소, 주요국과의 교역 확대 등을 꾀할 예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제재를 위한 국제사회 지지확보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라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 7국(G7),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에 속한 국가들의 정상과 만나 러시아 고립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한국, 일본과도 3자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 이번 방문 초점은 러시아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G7 정상들은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러시아 추가 제재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불참하고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도 예정됐다. 핵안보 회의가 끝난 뒤 26일 브뤼셀에서 EU 회원국 정상 및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 등과 회동한다. 27일에는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신임 총리와도 만난다.
귀국길에 사우디아라비아에 들러 이란 핵협상으로 소원해진 양국 관계 복원에 나선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은 전날 “푸틴의 움직임은 미국과 유럽의 냉전 이후 러시아에 대한 관계를 재평가하게 만들 것”이라며 “확실한 것은 러시아가 점점 고립주의 길을 걷고 있다고 전 세계가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핵안보 회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이후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라고 통신은 전했다. 푸틴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크림반도와 크림 내 특별시인 세바스토폴 병합조약에 서명해 병합 절차를 마무리했다.
로버트 리트웍 윌슨센터 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은 “러시아는 크림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오바마의 유럽방문 목적은 폴란드와 발틱해 국가 등 러시아 주변국과의 동맹관계를 굳히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푸틴의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이번 순방길의 핵심목표”라고 강조했다.